다 커서 배우는 종이접기

귀염둥이 딸과 함께

by 그유정

아이들을 키우면서 참 배우는 것이 많다. 인내심, 이해심 이런 것들 뿐만 아니라 꽤 취미적이고 즐거운 분야에서도 실력이 야금야금 늘고 있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는 하원 시간이 다르다. 약 한 시간 정도 차이가 나는데, 첫째와 나는 그동안 놀이터에서 놀거나 카페에서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공부를 하고 보상으로(?) 종이접기도 한다.


나는 종이접기를 절대 즐기지 못하는 성격이다. 복잡한 순서를 지켜가며 인내심을 갖고 접고 오리는 그 과정은 은근 산만하고 집중을 잘 못하는 나에겐 정말 고뇌의 시간이다.


반면에 첫째는 다행히도 나와는 다르게 순서를 지켜 복잡한 부분을 해결하고 결과물을 만드는데 큰 기쁨을 느낀다. 이러한 성격에 딱 맞는 놀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 종이 접기다.


오히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나는 종이접기를 동생을 기다리는 시간에 하자는 아이의 제안에 속으로 얕은 한숨을 쉬었다. 엄마로서 색종이를 열심히 접다가 막히면 아이에게 미안해지고 나의 입장도 상당히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의 초롱초롱한 저 두 눈을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어려운 수학문제를 먼저 얼른 풀고 색종이를 꺼내는 저 마음이 기특해서라도 나도 종이 접기에 취미를 붙여야 했다.


아이에게 유튜브로 종이접기 채널을 틀어 접고 싶은 모양을 찾아보라고 한다. 아이는 살짝 인상도 쓰며 집중해서 접고 싶은 모양을 찾는다.


이 시간이 나는 아주 긴장되는 순간이다. 어려운 것을 골랐다가는 아이는 물론이고 나도 열심히 헤매기 때문이다. 결국 어찌어찌 접기는 하는데 아이는 옆에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종이접기 때문에 심통이 나고, 나는 진땀이 난다.


그래도 결국엔 해낸다. 시간 안에 완성하지 못하면 집에 와서라도 마무리한다. 나 같았으면 그냥 안 해야지 하고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종이가 쭈글쭈글해지고 완성한 모양이 영 어설프더라도 꼭 끝까지 한다. 그럼 엄마로서 내 것도 꼭 완성한다.


숙인 허리와 목이 저렸다. 내 것을 접으며 아이의 것도 계속 살펴 준 덕분에 눈이 핑핑 돈다. 오늘 집중력은 지금 다 쓰고 만 것 같다.


그래도 엉성한 두 개의 완성품을 들고 서로 마주 보며 웃을 땐 정말 뿌듯하다. 종이접기 하나에 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아이의 순수함에 나는 결국 같이 종이접기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판판한 책상에 종이를 손끝으로 눌러가며 접는 느낌이 꽤 좋다. 색종이의 모서리와 모서리가 어긋나지 않고 딱 맞았을 때 기분이 참 깔끔하다. 다 커서 배우는 종이 접기가 나쁘지 않다. 예전엔 없었던 집중력도 생긴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초등학교 5학년 정도 되면 아이는 더 이상 엄마! 하면서 달려와서는 종이접기를 같이 하자고 조를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때가 오면, 지금 열심히 같이 종이접기 했던 시절을 추억하고 싶다. 어설펐지만 열심히 색종이를 접었던 엄마를 아이도 따스하게 기억해주길. 그리고 아이의 기쁜 추억이 되어주길. 욕심많은 나는 조용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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