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아이들은 아직도 책을 고를까? (2)
두 번째로 떠오른 건 잠자리 독서였다.
지금도 나는 아이들에게 꾸준히 책을 읽어준다.
이 시간만큼은
아이들이 태어난 뒤 단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
어느덧 잠자리 독서가 7년째다.
아이를 낳고 수많은 육아서를 읽었다.
특히 독서에 관한 책을 많이 찾았는데,
저자들의 말은 조금씩 달랐지만
이상하게도 한 가지는 늘 같았다.
바로 잠자리 독서였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가보지 않은 길이었지만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단 하나만큼은
꾸준히 지켜주고 싶었다.
그래서 남편과 약속까지 했다.
내가 외출을 하더라도
아이들과의 잠자리 독서 시간을 가질 것.
그 약속을 지키다 보니
잠들기 전의 다른 선택들을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되었다.
맥주 한 캔을 들던 밤도
그 시간만큼은
책을 드는 쪽을 선택했다.
덕분에 아이들은
하루 종일 책을 읽지 않는 날이 있어도
잠자리에서만큼은
늘 한두 권의 책과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 시간이 쌓이자
책은 숫자가 아니라
기억으로 남기 시작했다.
첫째가 읽기 독립을 시작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시기에는 잠자리 독서를 놓치기 쉽다.
혼자 읽게 맡기면
아이들은 의미를 느끼기보다
글자를 해독하는 데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옆에 앉아
같이 그림책을 읽었다.
잠자리 독서로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책의 수준이나 내용 때문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한 시간’을
아이들이 먼저 사랑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하루 동안 여러 번 화를 냈던 부모도
책을 읽어줄 때만큼은
가장 다정해진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 짧은 시간에
그림책 한 권이 가진 힘은
생각보다 크다.
그래서 아이들은
책을 ‘읽어야 해서’가 아니라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책을 선택한다.
그 아이가 책을 고르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