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무언가 일기 같은 걸 써보는 것 같다.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던 직장도 어느새 제법 능숙해져 어디선가 나를 부르면 거들먹거리며 온갖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어느 정도 이 반복되는 일상에 적응하고 있나 싶다가도 어딘가에서는 엇갈린 톱니처럼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히 소리가 들렸는데 이게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할 수 없어서 그냥 막연히 불안이라고 퉁쳐버리고 길게 자고 나면 나아질 거라 생각하며 마음 한구석에 쉽게 묻어두기를 여러 밤 그 지나친 시간 동안 아무런 글도 쓰지 않으려 했다. 문장을 만드려 하면 다시금 이 불안과 마주치게 될까 봐. 직시하지 않으면 한 문장도 완성할 수 없는 것이 약쟁이 같이 느껴져서 그저 지금처럼 멍청하게 하루나 보내기로 했었다. 그러나 외면하기도 이제 한계에 부딪혔는지 어느새 익숙한 곳에서 낯섦을 느꼈다. 그런 탓에 부족한 글이라도 조금은 남겨보기로 했다. 점점 내가 다시 옛날처럼 무언가라도 남길 수 있기를 밤하늘 아래서 조용히 기도했다.
2023/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