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효율성의 인공지능, 또다른 감옥

by 글 쓰는 흰둥이

과거 국가의 통치자들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특정 종교를 국교로 삼았다. 그들은 신의 권능을 위임받은 대리자로서,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권력을 실재하게 함으로써 백성들을 손쉽게 지배해 왔다. 지배자의 관점에서 종교는 자본과 자산 같은 생산 수단을 효율적으로 착취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으나, 피지배자의 관점에서 종교는 고단한 삶을 버티게 해주는 버팀목이자 신분적 한계를 초월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과거의 종교는 사후 세계를 위해 현재의 정신적·육체적 에너지를 모두 소모하고 순교해야만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맹목적인 지향점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종교의 율법이 엄격해져도 피지배층의 반발은 적었으며, 결과적으로 지배 효율은 극대화될 수 있었다.


현대에 들어 과학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신의 권능이라 불리던 현상들의 원인이 밝혀지자, 인간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이제 종교는 사회적 도덕과 신의를 지키는 보조적 역할로 물러났다. 그렇다면 과거 신의 대리자들이 누리던 막대한 영향력은 어디로 갔을까? 그 자리를 이제 '자본'이 완벽히 메우고 있다.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자본과 권력, 물리력(군사력)이 직결된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국가는 자본 축적을 위해 개인의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체제 간의 적자생존 경쟁은 과학 기술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다. 인류는 이제 '축적된 자본이 기술을 낳고, 기술이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게 되었다.


오늘날 개인은 자산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타인과 경쟁하며 자산을 축적하는 데 온 힘을 쏟는다. 과거에는 평생을 희생해 사후 세계를 보상받으려 했다면, 현대인은 인생의 특정 시기(노동기)를 희생해 은퇴 이후의 삶을 보장받으려 한다. 이 과정에서 '효율'은 현대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되었다.


이러한 효율의 극치에서 등장한 것이 인공지능(AI)이다. 인간의 사유 과정마저 대신해 주는 인공지능은 대중에게 최고의 효율적 도구로 환영받을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생성하는 정보의 출처가 결국 인간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인간의 인공지능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인구는 감소할 것이며, 이는 정보 생산 속도의 저하로 이어진다.


결국 국가는 감소한 자본 축적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정보를 통제하고, 인간을 필요에 따라 분류·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지도 모른다. 이는 인공지능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주의 혹은 정교하게 설계된 공산주의의 도래일 수 있다. 정보를 통제당한 채 자본 생산의 도구로 전락한 인간들이 스스로의 처지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냉혹한 시대, 우리는 지금 그 길목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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