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각 새벽 3시. 거실에 불을 켜고 혼자 앉아 있다. 금요일 밤, 이른 저녁을 먹고 초저녁에 잤더니 밤 12시를 넘어서도 잠이 오지 않는다. 창밖은 컴컴하고, 방 안에서는 간간이 아내가 거칠게 기침하는 소리가 들린다. 내일 병원에 가서 감기약이라도 지어먹으면 좋겠다.
글을 자주 쓰기로 했으니 이 새벽에 몇 글자 더 적어본다. 출판사에 투고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도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있구나. 큰 소득이었다. 두 개 출판사에서 자세한 검토의견까지 보내주지 않았더라면, ‘글쓰기는 주제넘는 일이구나. 일기나 쓰자’고 생각했을 것이다. 일단 많이 쓰기로 했다.
출판사에 보낸 원고에는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적으려고 했다. 수식어는 최대한 피했고, 감정도 자제했다. 짧은 문장 위주로 쓴 건 직장생활을 오래 한 탓이었다. 보고서를 쓰듯 건조하게 적었다. 문장력이 약하다 보니 길게 쓰고 싶어도 길게 쓸 수가 없었다. 너무 딱딱한 글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투박했기 때문에 오히려 읽기 쉬웠다고 한다.
앞으로 좋은 글을 쓰고 싶다. 요즘 유튜브에는 유난히 ‘출판사에 투고하는 법’, ‘출판사와 계약하기’ 같은 영상이 많이 뜬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넘쳐난다. 내 생각은 다르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면 출간하기는 왜 이리 어려울까. 재능이 있거나 남다른 노력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글 잘 쓰기는 진작에 포기했다. 이상하게 잘 쓰려고 하면 한 줄도 쓰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이번에 투고하면서 출판사 문턱이 얼마나 높은 지도 알았다. 책을 잘 팔 자신이 없다는 출판사 이야기가 뼈아팠다. 그냥 좋아서 쓴다.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내가 겪은 일이라도 솔직하게 쓰고 싶다. 아내 기침이 멈췄다. 오늘은 이 정도면 많이 썼다.
* 다음화는 '출장에서 떠 올린 15년 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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