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빠르고 불안한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제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글과 말을 통해 가장 많이 던져온 질문입니다. 변화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더 단단히 무장해야 한다고, 사고의 정밀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저 역시 그 답을 찾기 위해 부단히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전략을 세우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옛 동료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그 생각이 한 뼘 더 확장되었습니다. 마주 앉아 나눈 몇 시간의 대화에는 거창한 목적도, 새로운 정보도 없었습니다. 그저 내 고민을 들어주는 귀, 그리고 진심 어린 응원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그 단순한 시간 속에서 다시 나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아직은 막막한 제 앞길을 헤쳐 나갈 동력이, 논리가 아닌 그 ‘오롯한 온기’에서 솟아났습니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이 시대를 건너는 데 필요한 건 날카로운 지성만이 아니라는 것을요.
제가 강조해온 전략과 프레임은 거친 파도 속에서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입니다. 하지만 그 파도를 뚫고 계속해서 노를 젓게 하는 '연료'는 결국 사람에게서 옵니다. 기술은 우리를 빠르게 이동시키지만, 우리를 끝까지 버티게 하는 힘은 서로를 믿고 지지하는 마음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기술이 차가워질수록 우리를 지키는 것은 서로의 체온이라는 사실, 효율이 압도하는 세상에서도 사람이 건네는 진심만큼 강력한 생존 키트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하루였습니다.
돌이켜보면 퇴사 후의 막막함과 불안 속에서도 제가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제 곁에서 어떤 형태로든 마음을 보태고 응원해준 분들 덕분이었습니다. 그 마음들이 저를 움직이는 연료였음을 이제야 선명히 깨닫습니다.
저에게 흘러들어온 이 온기를 저만 간직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가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냉철한 생존 전략 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의 온기까지 부지런히 전해야겠다고 마음 먹습니다.
결국 끝까지 살아남게 하는 힘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아침입니다.
P.S. 글에는 단순히 옛 동료라고 표현했지만, 닮고 싶고 참 멋지다고 생각해온 그 분께 이 글을 빌려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에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다정함은 결코 유약함이나 약한 사람의 감상이 아니라, 강한 사람만이 베풀 수 있는 여유이자 가장 강력한 생존 능력이라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