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년 동안 카톡을 끊고 살았다. 처음에는 카톡 메시지가 보기 싫어서 끊었지만, 나중에는 핸드폰이 구형이라 업데이트가 안 된다고 해서 강제로 끊겼다. 앱 설치가 아예 안 되었다. 간혹 불편한 일이 있었지만, 감수했다.
몸에 염증이 생겨 병원에 가서 피 검사를 했다. 의사가 검사 결과를 카톡으로 보내준다고 했다.
"검사결과는 카톡으로 보내드릴게요."
"저는 카톡을 안 하는데요. 문자로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의사는 자기가 문자 확인을 안 한다고 했다. 나는 문자만 확인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럼 병원에 직접 올 테니 문서로 출력해서 달라고 했다.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내가 카톡을 안 해서 이렇게 해야할 말이 많다니...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 나의 디지털 원시인의 삶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할 것 같았다. 동굴 속이 고요하고 좋았는데 아쉬웠다.
핸드폰을 새로 구입하고, 카카오톡 앱을 설치하고, 병원 안내 카톡도 받았다. 그리고 제일 의미있는 일이 생겼다. 쇠뿔도 단 김에 빼라고 나는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고,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