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 운동의 이모저모(6)

스쿼트는 건강 운동의 끝판왕

by 필립

어린 시절에 학교에서는 단체 기합으로 주로 학우들과 어깨 동무를 하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훈련을 하고 나며 다리에 알이 배겼어. 그때는 제일 싫어하는 운동이었어. 군대 훈련소에서도 이런 단체 기합은 끊이지 않더라구. 그때는 그런 동작을 스쿼트라고 부르는지도 몰랐어. 그러다가 20대 초반 딴지 일보에 연재되던 운동 관련 기사에서 스쿼트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인 엉덩이와 허벅지 전체를 보강해주며 노화 지연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그런 내용이었지. 그 기사에서는 한다리로만 앉았다 일어서는 피스톨 스쿼트를 기똥찬 물건이라고 소개했는데 나의 도전 욕구를 끌어내고야 말았지. 강한 남자는 허리가 아니라 허벅지와 엉덩이에서 힘을 쓴다고 생각의 전환을 촉발하는 계기였어. 우선 스쿼트를 했는데 팔 굽혀 펴기와 다른 묘미가 있었어. TV를 보면서 동작을 반복할 수도 있어서 눈은 스크린을 보고 있고 다리만 움직여서 운동하면 되니까 문자 그대로 운동의 생활화가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지. 아무래도 몸에서 가장 크고 강한 근육 덩어리로 힘을 쓰니까 반복 횟수가 금새 100개를 넘겼고 300~400개도 거뜬했어. 역시나 겉보기에는 별 볼일 없는 다리지만 그래도 근육이 강화된 것은 내가 알수 있었지. 다른 사람도 내 다리를 만져보면 단단하다고 감탄하기도 했었지. 그렇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 있나? 궁극적인 목표는 한다리로만 능숙하게 접었다 펴는 피스톨 스쿼트였어. 러시아 특수 부대나 중국의 전통 무술에서도 중요시하던 운동이라서 피스톨 스쿼트만 해낼 수 있으면 어떤 운동도 도전가능한 탄탄한 기초를 다질 수 있으리라 자신을 격려하며 재촉했지. 그러나 안정적인 자세로 전신의 체중을 지탱하면서 다리를 접기는 너무 어려웠고 포기와 좌절의 연속이 시작되었지. 대신에 점프 스쿼트라고 일어설때 위로 도약하는 동작을 더했어. 물론 시끄러우면 가족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살짝살짝 바닥에 착지했지만 운동 효과는 아주 좋았어. 마침 스포츠 신문에서 한 야구 코치가 건강에 가장 좋은 운동으로 다 벗은 몸으로 점프 스쿼트를 한다는 기사도 실리고해서 더욱 이 방법을 신뢰하면서 열심히 했어. 한번에 쉬지 않고 50회 반복했고 근력과 심폐지구력 모두를 제대로 단련할 수 있었어. 그래도 내 마음은 언제나 오매불망 피스톨 스쿼트에 가있었어. 결국 복학하면서 스쿼트도 멈추어버리고 취직해서 체중이 많이 증가하자 다시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스쿼트를 다시 시작했어. 그러다가 남성 잡지에서 스플릿 스쿼트 관련 글을 읽고 한다리를 뒤의 의자위에 올려두고 나머지 다리로 접었다가 펴는 동작을 반복했지. 꾸준한 연습으로 150~200회 정도 반복 가능한 수준에 올라섰고, 한겨울에 유리창을 열고 운동 하면 땀이 비오듯 쏟아질 정도로 효과도 탁월했지. 헝가리에 출장가서 주말에 소파에 한다리를 올려 두고 첩혈쌍웅 2편을 보면서 스플릿 스쿼트를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 그렇지만 스플릿 스쿼트도 어디까지나 피스톨 스쿼트를 해내기 위한 준비 단계에 불과했어. 결국 서른살무렵에 깊은밤 우연히 한다리로만 스쿼트 동작 최초의 한개를 성공했고 다음날에는 세개를 해냈어. 한번 되니까 바로 열개까지 금방 반복 횟수가 늘더라구. 하지만 역시 이도가 높은 운동이다보니 반복 횟수 10회를 넘으면서 긴 정체기가 이어졌어. 그렇지만 불굴의 의지로 한번에 쉬지 않고 70개, 2개 세트 분할해서 95개까지도 했었어. 그렇게 스쿼트를 마치고 나서 동네 중국집에서 푸짐한 잡탕밥으로 영양 보충하는 것이 연속 루틴이었지.

피스톨 스쿼트 조금만 촬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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