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변한 걸까

18회 혼자 만든 해석 속에서 상처받고 있었다

by 베풂과 행복

18일 차. 세상이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변한 걸까


예전에 퇴임하신 선배님들이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임원의 자리에서 내려오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자격지심이 생기고, 주변의 시선에 과도하게 신경 쓰게 된다.”
“직원들, 친척과 가족들, 친구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 괜히 창피해진다.”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며, 사람은 점점 상대의 언행에 예민해진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믿었던 직원에게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는 상황을 떠올려 봅니다.
임원의 자리에 있을 때였다면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회의하느라 바쁜가 보다. 확인하면 전화하겠지.’


하지만 퇴임 후에는 생각이 달라집니다.

‘이 놈이, 내가 이렇게 되었다고 전화를 안 받나?
배은망덕한 놈. 내가 얼마나 잘 보살펴주었는데, 이제는 나를 외면하는군.’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격지심이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실제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데, 혼자 질문하고 혼자 답을 만들어냅니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혼자만의 해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스스로 만든 이야기 속에서 혼자 상처받고, 혼자 분노합니다.
상대방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일 수 있지만,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에서는 그 모든 행동이 ‘나를 무시하는 증거’처럼 보입니다.


저 역시 퇴임 후, 여러 곳에서 걸려온 전화를 일부러 받지 않았습니다.
그냥 받기 싫었습니다.
전화를 받아도 오갈 말이 뻔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세상이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변한 건 아닐까.’

그 순간, 처음으로 제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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