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의 세대] 모든 것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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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는 집으로 가지 않았다.
도심을 달리던 로버트의 차는 같은 동네에 있는 지인의 집으로 방향을 돌린다.
해외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자주 집을 비우는 친구의 집이다.
길면 6개월간 집을 비우기 때문에 로버트에게 열쇠를 맡겼다.
지금 타고 있는 SUV도 그 친구의 차다.
로버트는 태연하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 집 문을 열고 들어간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거실 커튼을 쳐서 창문을 가리고
거실 중앙에 놓인 소파에 앉았다.
쓸쓸한 적막감만이 닫힌 거실 안에서 감돌고 있었다.
그제야 아내가 흐느껴 울기 시작한다.
"모건이 거기에 간다고 했어요."
"아직 확실하지는 않아. 직접 본 게 아니잖아."
로버트는 흐느끼는 아내를 안아준다.
로버트는 아직 알아볼 게 좀 더 있다.
당분간 그 집에 있을 계획이다.
주드는 학교에 갔다가 이제 막 집에 들어가려던 참이다.
킥보드를 집 앞 모퉁이에 세워 두고 헬멧을 벗는다.
그리고 현관문 앞에 서서 비밀번호를 누르려 하는데
뒤에서 무언가 인기척을 느끼고 화들짝 놀라서 주저앉을 뻔했다.
로버트가 주드의 등 바로 뒤에 서 있었다.
"로버트,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일단 잠깐 들어가서 얘기하지."
로버트는 주드의 손목을 잡고 둘은 함께 주드의 집으로 들어간다.
여동생 줄리는 아직 집에 없었다.
"어 어~ 그동안 무사하셨네요."
"나는 주드에게 뭐라 하려는 게 아니야.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을 뿐이야."
로버트가 침착하게 주드에게 말한다.
"진이 그 모임에 나가지 말라고 했어요. 모임을 다른 곳으로 바꿔줬어요."
주드는 뭔가 켕기는 구석이 있는지 술술 불고 있다.
로버트는 주드가 하는 말을 전부 믿지는 않는다.
"로버트와 더스틴이 이상하다고 진이 말했어요. 그들을 믿지 말라고 했어요."
주드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진이 교회에 배교자들이 있다고 했어요."
주드가 숨을 고르고 눈치를 보더니, 계속해서 말한다.
"진이 로버트와 더스틴에게 어떤 말도 어떤 연락도 하지 말라고 했어요."
"다른 소모임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 됐지."
로버트가 묻는다.
"계엄령이 내려진 후로는 모임에 나가지 않았어요.
모두가 제각각 흩어졌다고만 들었어요. 잘 몰라요."
로버트는 아무 말 없이 주드의 눈을 바라보다가 입을 뗐다.
"그래, 알았다. 건강해야 해."
"나는 배교자가 아니야. 그것만 알아 둬."
"네 알았어요."
주드가 이제야 안도하는 듯 말한다.
로버트는 주드의 집을 나왔다.
그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이후로 로버트 부부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로버트는 주드가 진에게 자신을 만난 걸 알릴 거란 걸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