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중업(1922~1988)이 설계한 서산부인과 병원 건물 (현 아리움 사옥)
이 건물은 2017년 초에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와 현 소유주의 협의 하에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 등록을 신청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과거 김중업이 역시 설계한 명보극장은 비슷한 절차를 진행하다가 소유주가 재산권 행사를 위해 불시에 심야 철거를 진행해서 그만 소실되었던 기억도 납니다.
파리에 있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건축사무소에서 1952년 10월부터 3년 6개월간 건축 및 도시계획을 수업하고 귀국한 김중업의 건축물은 이렇듯 지금도 아슬아슬한 소실의 위기 속에 보존을 주장하는 뜻있는 건축주와 개인 단체들에 의존해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의 또다른 걸작인 프랑스대사관 건물도 존폐 논란 끝에 얼마전 원형보존을 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었습니다.
파비앙 페논 주한프랑스 대사가 지난해 말 14일 원래 건물인 본관과 사무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리모델링하는 내용의 증축안을 발표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건축계의 호소에 프랑스 측에서도 화답한 결과로 자칫 재건축이 예정대로 진행되었다면 현대식 건물의 신축을 위해 없어졌을 것입니다.
이번 서산부인과 건물이 소실 위기의 근현대 건축물 보존의 좋은 선례로, 또 재산권 행사와 보존의 조화로운 절충이 원만하게 이뤄진 사례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