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칼날과 씨앗

경계와 믿음 사이에서

by 숨나

내 마음의 나무 위에는 날카로운 칼 한 자루와 작은 씨앗 하나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나는 이제 압니다.

내가 사람을 피했던 이유는 그들이 싫어서가 아니라, 사람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는 나 자신이 두려웠기 때문이라는 것을요.


조조처럼 잔꾀를 부리며 계산기부터 두드렸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내 마음은 늘 계산보다 앞서 나갔습니다. 문제는 타인이 아니라, 언제든 빗장을 열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내 귀와 마음이었습니다.


사람과의 만남이 주는 설렘과 두려움 사이에서 나는 여전히 흔들립니다. 하지만 더 이상 나를 탓하지는 않습니다. 상처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이 내 삶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는 것도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칼날 같은 경계심으로 나를 지키면서도, 씨앗 같은 희망으로 누군가를 믿고 싶어 하는 이 미련한 마음.

어쩌면 이 모순이야말로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자, 치열한 삶의 테두리 안에서 거둔 작은 승리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오늘도 그 칼과 씨앗 사이에서, 내 삶을 조금씩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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