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지 않는 길 위에서

by 박지숙

인생의 굽이마다 갈림길은 놓여 있고

나는 매번 선택이라는 신발을 신고 길을 나섭니다.

때로는 초록빛 안락한 숲길을 걸었고

때로는 가시 돋친 벼랑 끝에 발을 데이기도 했습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무언가를 잃었을 때

세상은 실패라 부르며 뒤를 돌아보라 하지만

나는 이미 지나온 길에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원망하는 일도, 나를 탓하는 일도

부질없는 마음의 소모임을 이미 알기 때문입니다.


후회는 어제의 웅덩이에 발을 담그는 일

원망은 내일의 맑은 하늘에 먹구름을 부르는 일

이미 엎질러진 물 앞에서 눈물짓는 대신

나는 젖은 바닥을 닦고 다시 앞을 향해 걷습니다.


지금 잃어버린 것들이 나를 비워냈다면

그 빈자리에는 더 단단한 근육이 차오를 것입니다.

시행착오라는 이름의 거친 파도가

나라는 원석을 더 매끄럽게 닦아주었음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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