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나의 삶 비로소 고요히 나를 안아줄 시간이 왔다.
폭풍우 치는 바다 위를 쉼 없이 저어 왔다.
누군가의 숨을 이어주고,
누군가의 밤을 지키려 나의 밤은 늘 낮보다 뜨거웠고
나의 계절은 한 번도 제때 머문 적 없었다.
두 아이의 맑은 눈망울에 미안함을 채우고
하얀 가운 깃 아래 눅진한 고단함을 숨기며
나는 나를 돌보는 법을 잊은 채 살았다.
그렇게 애써 오른 길의 끝에 서니
문득 낯선 바람이 목덜미를 스친다.
"이 길이 정말 내가 꿈꾸던 길이었을까?"
치열했던 소리가 잦아든 자리마다
메워지지 않는 허전함이 그림자처럼 길다.
꿈꾸던 미래는 영화 속 장면처럼
근사하지 않았고
내가 선 무대는 생각보다 고단하고 외로웠으나
굽이진 길마다 인내로 이정표를 세우며
단 한 순간도 삶을 가벼이 여기지 않았던 사람
그래, 비록 화려한 환상은 아니었을지라도
사투의 현장에서
누군가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은 건 나였다.
세상의 잣대에 맞춘 성공보다 귀한 것은
폭풍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여기까지 걸어온 나의 '진심'이다.
허전함은 비어 있음이 아니라
더 깊은 나를 만나기 위해
잠시 멈춰선 자리임을 나는 이제 안다.
나의 인생, 나의 삶 비로소 고요히 나를 안아줄 시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