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리도 힘이 있다

큰 소리가 아니어도 된다

by Je suis La

사회생활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다.

“괜히 나섰다가 좋을 것 없다.”

“내가 한마디 한다고 뭐 달라지겠나?”

어떤 결정은 반대가 없어서가 아니라 다른 의견 표명이 없기 때문에 통과된다.

거대한 구조는 큰 힘으로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작은 동의와 작은 침묵 위에서 굳어진다.

회의실에서 이미 결론이 정해진 회의라는 걸 아는 순간

구성원들은 형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특히 리더나 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주장하면 더더욱 다른 생각을 들키지 않으려 애쓴다.

그때 누군가 말한다. “그 부분은 다시 한번 확인해 보지요.”

그래도 결정은 원래 정해 놓은 대로 갈 수 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기억한다.

모두가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그 기억은 다음번 같은 일이 벌어질 때 “지난번에도 문제 제기가 있었죠”라는 근거로 작용한다. 이번에 결과를 바꾸지 못했더라도 밖으로 꺼낸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없는 것이 아니라, ‘있었던 것’으로 남는다.

작은 목소리가 결론을 뒤집지 못해도 기준을 남긴다.

단체 메신저에서의 침묵, 누군가 특정인을 겨냥한 불편한 농담을 던질 때 대부분은 웃음 이모티콘을 남긴다.

그때 한 사람은 반응하지 않거나 “그 표현은 조금 불편하네요.”라고 말한다.

강한 비판은 아니다. 그러나 그 한 문장 뒤로 앞에서의 농담은 쉽게 반복되지 않는다.

작은 소리는 공기를 바꾼다.

관행처럼 이어지는 적절하지 않은 태도에 대해 “다들 그렇게 한다”는 말이 정당한 것처럼 따라붙는다.

그때 누군가 말한다.

“저는 그 방식은 따르지 않겠습니다.”

그러면 순간 정적이 흐른다.

사람들은 눈치를 본다.

그리고 선택이 갈린다.

그대로 따를 것인가, 아니면 멈출 것인가.

세상은 거창한 선언보다 조용한 거절에 더 민감하다.

변화는 누적된다.

작은 소리는 당장 구조를 바꾸지 못한다.

제도가 바로 고쳐지지도 않고, 평판이 즉시 달라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기준은 조금 이동한다.

“이건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니다.”

그 감각이 한 사람에서 두 사람으로 옮겨간다.

누군가 한 번 말했기 때문에 다음 사람은 조금 덜 두렵다.

변화는 폭발이 아니라 누적이다.

우리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경험을 통해 반대를 하려면 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걸 학습해 왔다.

물론 큰 목소리는 눈에 띈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서 소리를 높일 수는 없다.

큰 소리는 용기뿐 아니라 대가도 요구한다.

그렇다고 옳다고 생각하는 말을 두려움 때문에 삼켜야 하는가.

큰 소리가 아니어도 된다.

그러나 옳은 소리를 내야 할 때는 멈추지 말아야 한다.

천천히 되물어도 된다. 그게 맞는지? 아니면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

짧은 확인 한 마디, 동참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잘못을 ‘당연한 것’으로 굳어지지 않게 만든다.

세상을 단번에 뒤집지 못해도 적어도 내가 선 자리를 조금은 다르게 만드는 것.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선택하고, 오늘의 침묵을 내일로 넘기지 않는 것.

작은 소리는 결코 보잘것없지 않다.

크지 않아도 된다. 다만 멈추지 않으면 된다.

옳은 소리는 크기로 힘을 갖는 것이 아니라 지속으로 힘을 갖는다.

그리고 그 지속이 결국 방향을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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