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

아이를 품다 #45

by 채온




한 달 만에 만난 작은 아이는

복스럽게 살이 통통 올라 있다.


나와 함께 사는 H는 말라서 늘씬한데,

W는 아이답게 살이 올라서

여간 귀여운 것이 아니다.


일어나자마자 H와 나를 보더니

너무나 좋아한다.

나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응! 응!' 아는 체를 한다.


H를 보며 싱글벙글이다.

우리가 온 탓인지 W는

하루 종일 낮잠도 자지 않으려 하고,

밤에도 우리와 노느라

잠들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 셋은 너무 행복하다.

가족끼리의 만남은

이렇게 즐겁고도 좋은 것인가.


아이들이 커 가고,

내가 나이 들어가면서

단 셋인 우리 가족이

지금처럼 행복하고 즐거우면 오죽 좋을까.


서로의 관계가 건조해지지 않고,

항상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주며 지내줄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H도 애교가 많은 편인데,

W의 애교는 더하다.

두 눈을 감고 코를 찡긋거리며

애교를 떨어대는 모습이란!


나에게도 온갖 애교 어린 모습을 보이는데,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에게는 더하다.

사랑받고 자라는 아이의 모습이라서

참 다행스럽고 좋다.


엄마와 아빠와 형의 빈자리.

그것을 무엇으로 채워줄 수 있을까마는,

이 세상에는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엄마에게 '내년 봄에 W 데려가고 싶어...'라고 말했다.

엄마는 내게 두 아이를 어찌 키우겠냐고....

나 역시 논문을 쓸 일을 생각하면,

역시나 내년은 참으로 어렵다.


마음으로 작정해 둔 시간.

W가 네 살이 되는 봄에는

꼭 데려가겠다고.... 다시 그 마음을 다져보지만....

아... 정말 H랑 W랑 함께 살고 싶다....


내가 서울살림을 접고,

H와 내려오는 방향을

모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아직은 상황이 마땅치가 않다.


지금으로서는 내년을

어떤 방향으로 살아내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 내 삶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것 같다.

열심히 살아야 함을.

그리고 내 일을 부지런히 최선을 다해서 해내야 함을

다시 한번 다지게 된다.

그것이 내가 '두 아이와 함께 살 수 있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H야. 사랑한다.

W야. 사랑한다.

엄마는 너희들을 정말 사랑한단다.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2008. 11. 15.






2026. 4. 29.


가족이란 무엇일까

지금은 셋이 지내다가

둘만 지내고 있고

또 내년이 되면

셋이 되었다가

구성원만 바뀐

둘이 될 수도 있다.


이번에 H가 휴가를 다녀가며 한 말,

제대하면 독립할까 봐요.

내심 기대했던 말이다.

아들이 보고 싶기도 한데

또 각자 사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성인이 되면 얼른 독립하는 것이

부모나 자식에게나 서로에게 좋다.

가족이 소중하긴 하지만

부모 자식은 적절하게

거리를 둘 필요도 있는 듯하다.


부모는 자식을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독립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평생을 서로가 할퀴며 살 수도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족들이 서로 힘든 이유는

놓아줘야 할 때 놓아주지 않아서 생긴

문제가 대부분이다.


아직 W는 여러모로 늦은 편이다.

군대에 다녀오면 좀 성장하려나.

지금도 나름 저만의 성장을 시도하는 중이다.

나는 몇 마디씩 보태긴 하지만

잔소리꾼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

가능한 입을 다문다.


대학은 기숙사에서 다니고 싶다던 녀석이

최대한 가까운 곳만 다니려고 한다.

반수도 가까운 대학만 입에 올린다.

나는 궁리 중이다.

W가 군대 가면 이사라도 갈까? ㅎㅎ

캥거루는 이제 지쳐서 못하겠다.


자, 아들들아.

이제 20년 같이 살았으니

그만 같이 살 때가 되었어.


W가 한 마디 붙였다.

난 오 년 같이 살지 못했으니 형이랑 다르지.

여기 추가 오 년이오.


갑자기 어디론가 달아나고 싶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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