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그린 티 라떼

by Ilaria

무례한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기.


여기 아무것도 모른 채 한 무리 속에 던져진 사람, 바로 ‘신입’이 있다. 말로는 ‘신입’ 파트너라고 부르지만 무리들에겐 그저 먹잇감이다. 가르침이라는 이유로 사람을 시험하고, 모른다는 이유로 다그친다. 그중 가장 심한 사람은 남과 나를 확연히 다르게 대하는 사람이다.


3명의 신입이 있었다. 한 명은 많이 어렸고, 한 명은 천성이 못되었고 나머지는 평범했다. 그곳을 맹수들이 모여 있는 사파리라고 상상해 보자. 가장 이빨이 날카롭고 크게 울부짖는 대장의 타깃은 누가 될까? 공교롭게도 어린 것은 어려서 무리에 품었고, 천성이 못된 것은 스스로를 딸이라고 부를 만큼 비슷해 아꼈고, 평범한 것은 대장의 무리에 끼지 못했다. 야생의 진리에 따르면 평범한 것이 무시당하는 게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파트너가 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자신을 언니라 부르라 하던 사람이 넌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으니 그만두는 게 어떻겠냐 권했다. 자신감이 없어 매장의 손님들에게 크게 인사를 하지 못하고 소극적인 성향인 것이 그 이유였다. 첫 출근 후 영어 닉네임을 지어오라고 했다. 좋아하던 영화의 여주인공의 이름을 생각해서 갔다. 그런데 스케줄표의 내 이름 옆엔 이미 닉네임이 적혀있었다.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언니’가 그렇게 적었다고 했고 크게 관심이 없었던 나는 16년간 그녀가 성의 없이 지어준 닉네임으로 살았다.


얼마 되지 않아 먼저 그만둬 버린 그녀가 알지는 모르겠지만 3명 중 내가 가장 오래 살아남았다. 이 이야기를 전하면 그녀는 축하해 줄까 궁금하다. 문제는 대장이었다. 표면적 대장은 점장이었는데 자신보다 한참 어린 여자 점장이 없는 시간이 되면 그는 대장이 되고 싶어 했다. 점장이 세팅해놓은 것을 다 자신의 방식으로 바꾸고 편을 나눴다. 같은 편에 드는 것이 살아남는 것이라 생각해서 그에게 잘 보이려고 했다.


퇴근 시간에 실수를 해 매트에 음료를 쏟으면 인상을 써서 다 씻고 늦은 퇴근을 해야 했고, 음료를 잘 못 만들면 컵을 뒤로 던졌다. 벽에 흩뿌려진 그린 티 라떼와 컵을 수습하는 것은 당연히 내 몫이었다. 그와 일할 때마다 눈물을 흘리면서 다 내가 잘하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시간이 지나고 일을 배우다 보니 어쩐지 그가 하는 행동들이 우스워졌고 나의 다그침은 끝이 났다. 그것이 무례함임을 깨닫는 데 3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가 그렇게 힘들게 된 점장 자리에 3년 만에 올랐다.


이전 03화3. 카라멜 프라푸치노 (X-WC, C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