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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호 Jan 12. 2016

무엇보다 어떻게

알아야지



새해를 맞이하고 두 번째 주말이 되었다. 신년회를 기념으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거제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렇게 아침 일찍부터 준비를 하고 다 같이 즐겁게 떠난 여행. 여행은 늘 그렇다. 설렘과 기대를 안고 시작한다. 예상하지 못한 즐거움을 맞이할 순간도 있다. 조금은 불안함을 안고 떠날 때도 있다. 

나는 예전에 6년 전에도 거제도에 여행을 다녀왔었다. 그때도 물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떠났었지만, 그때의 그 사람들 모두가 내 곁에 남아있는 건 아니다. 짧은 시간 속에서도 사람들은 다툴 수도 있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온 곳이지만 그대로면서 조금은 변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물론, 세월이 흘렀고 계절도 달랐었다. 그때는 여름이었고, 지금은 겨울이었다. 여행을 동행한 사람들도 달랐으며,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생각도, 마음도 조금은 많이 변한 상태였으니까. 

그래도 추억이 된다는 사실은 마찬가지다. 그때는 그때 나름대로의 즐거웠고 행복했던 추억이 되었고, 지금 또한 되돌아봤을 때 아주 그리운 순간들이 될 것이다. 


여행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이동한다. 바다가 바로 앞에 있는 곳이었다. 저녁을 먹기 전, 산책도 할 겸 해변가를 누벼본다. 노을이 지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왠지 하늘이 참 우아하게 보였다. 내 마음이 즐거워서였을까. 

길을 걷다가 발견한 홍합 껍데기. 속은 비어있다. 왠지 흙 속에 있는 모습이 불쌍해 보여 꺼내어 내 손으로 잡아본다. 그렇게 흔하게 널브러져 있는 홍합을 내가 관심을 가지고 시선을 주고 들여다보니 갑자기 예쁜 사랑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어쩌면 무엇을 바라보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모습은 변한다.

삶에 있어서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은 참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어떤 마음을 가지고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그게 좋아질 수도, 싫증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디 오늘 하루를 사랑스럽게 쳐다볼 수 있었으면, 마음을 아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그날의 나는 마음이 편안했고, 여행이 즐거웠고, 하루가 고마웠다. 그런 탓인지 그 흔한 조개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되었고,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우연히 행복해질 수도 있지만, 내 의지대로 행복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쁘게 바라보아라. 

예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예쁜 눈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보았으면 한다. 끝없는 욕심에 허덕이는 것이 아니라 작은 웃음에도, 소소한 행복에도 기뻐할 줄 알고 고마워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 큰 행복이 그 사람에게 나타나려고 할 것이다.

알아야 볼 수 있다. 저게 무슨 생선인지 모르는 사람은 봐도 그게 어떤 생선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고등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걸 보면 바로 고등어라는 사실을 단 번에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사랑도 알아야 하고, 믿음도 알아야 하고, 기쁨도 알아야 하고, 슬픔도 알아야 하고, 괴로움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삶에서 느끼고 있는 것들은 우리가 지금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을 아는 사람에게는 행복이 찾아왔을 때 손을 잡을 수도 있고, 포옹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알고 있으면 다른 사람의 상처를 알 수 있고, 치유하고 소중히 여길 수 있으며 좋아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를 알아가려고 노력해야 하고, 감정을 읽고, 기분을 느끼며, 대화해야 한다.  사랑받고 있는데 사랑을 받고 있는 지 모른다는 것은 비극이다. 관심과 마음을 가지면 알아갈 수 있다. 떠난 뒤에야 알고, 그리워하고, 억울해하지 말자. 이해하고 청아하게 받아들여다 보자. 집중하고 몰입하자. 당신도 당신에게 집중해주는 사람이 좋잖아. 몰입해주는 사람이 좋고, 그런 사람이 되자 우리.

 




그림자로 만든 두 눈

바라보아야 찾을 수 있다. 

사랑을 찾고 싶으면, 사랑을 봐야 한다.

볼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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