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덕호 Feb 03. 2016

근주자적

붉을 색을 가까이하면 붉어진다

붉을 색을  가까이하면 붉어진다.

우리는 알고 있다. 삶에 있어서 주변 환경과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자연스럽게 한 무리의 소속이 되고 그 환경에 젖어들어간다. 낯선 환경이라고 해도 여러 번 접하다 보면 그저 익숙한 풍경이 되는 것처럼 삶에 있어서 환경의 중요성은 말이 필요 없다.


흰 종이에  붉은색으로 글을 쓰면 그 색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 종이와 색이 하나가 된 기분이다. 검은색으로 쓰면 또한 검정으로 남아있다.

우리는 애초에 이런 종이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환경에 따라 색갈이 있는 옷을 입어간다.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은 부모님일 것이다. 엄마, 아빠의 색깔이 섞여 '나'라는 새로운 색이 나왔을 것이다.

닮긴 닮았지만 똑같지 않은 특별한 색이다.


그리고 점점 자라면서 친구들과 사람들을 만나 가게 된다. 그렇게 인연 속에 피어난 사람들에게도 물들어가는 것이다. 말투와 행동 그리고 어쩌면 성격까지도 친한 사람들과 닮아가게 되어있다. 나도 친구를 만날 때마다 바뀌는 말투에 놀라기도 한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중요성.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중요성.

얼마 전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은 부부가 이런 말을 했다. 아이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그래서 아이가 행복이라는 것을 참 의미라는 것을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는 보고 듣고 느끼며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그래서 아이에게 많은 사랑을 주는 것은 중요하다. 사랑을 받은 사람이 사랑을 또한 주는 방법을 알게 될 테니까.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그러한 감정을 전달하기에 조금 벅찰 수도 있을 테니까.


내가 운명처럼 사랑하게 되는 사람도 마찬가지.

그 사람이 내 주위에 있어서 난 그 사람을 닮아간다. 사랑을 하면 닮아간다는 말처럼. 붉을 색을 가까이하면 붉어지는 것처럼. 우리는 자연스럽게 사랑스러워진다. 그래서 연애를 시작하는 연인들은 참 예뻐 보인다. 웃음꽃이 피기도 하고, 활력이 생긴다. 그렇게 우리 삶에 있어서 사랑은 필수요소다.

그런데 꼭 사랑을 통해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받아야 들여야 하는 이별이 있으니까. 그런 것이다.  붉은색에게 다가가서 내가 그처럼 붉어졌는데, 원래 붉었던 모습이 사라지는 거다. 그래서 당혹스럽고, 허무하고 외로운 것이다. 나에게서 나의 모습보다 그 사람의 모습을 더 발견할 때 우리는 아직 사랑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좀처럼 이별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의 말투를 하고, 그 사람이 좋아했던 음식을 먹고, 생각나고, 행동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봤을 때. 그 사람을 너무 사랑했던 거다. 그렇게 그에게 물들었던 나를 원래의 나로 돌아가게 하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그 사람을 잊는 시간이 딱 그만큼이다.  


그래서 더 행복한 사람을 만나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더 좋은 스승 곁에 있으면 더 좋은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다. 당신이 가까이하고 있는 것 혹 외로움과 우울함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면 좋은 사람들과 좋은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어쩌면 나와 전혀 안 맞는 다른 사람이고 해도 또 잘 들여다보면 나와 또 잘 맞는 부분이 있다. 각각의 고유의 향과 맛을 잃어버리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다. 열정적인  붉은색으로 물들어가느냐, 시뻘건 빨강으로 물들어가느냐는 내가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있는지가 결정한다.


그리고 나의 색을 어떤 색인지 연구를 해볼 필요도 있다. 나를 닮아가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내 옆에서 나와 어울리고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순간에 일어나는 감정을 알아야 한다. 상대가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도 알면 좋다. 더 깊은 관계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좋아요라는 말은 좋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사랑한다.

힘내라는 말에 힘이 나고

미안해라는 말에 안심이 된다.


그대 항상 꽃 한 송이를 가까이하라.

꽃 한 송이의 삶을 닮아갈 것이다.

이전 23화 무엇보다 어떻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