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권하는 사회, 머리 카펜터, 김정은옮김, 중앙북스
습관적인 커피섭취가 날 죽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경각심을 들게 해준 책이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한잔, 오후 두시 쯤 졸음이 올 때 한잔, 늦은 오후에는 홍차와 다크초콜렛이 내 습관이었다. 늦은 오후 홍차로 대신하는 것은 카페인에 민감해져가는 몸 상태를 봐서 숙면을 취하기 위한 방향이었는데, 그 마저도 썩 좋은 습관은 아니었나보다.
한국의 커피 산업은 이제 정말 포화상태가 되어서, 어느 곳을 가나 대형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찾을 수 있고, 작은 점포들은 수도 없이 많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카페인을 좀 줄여보고자 했지만, 곳곳에서 나는 고소한 커피향과 달콤한 초코케익, 씁쓸한 홍차와 디저트는 눈에 밝힐 정도로 많았고, 오히려 카페인이 없는 음료를 찾는 것이 더욱 힘들었다.
이 책에 따르면 카페인 걱정없이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음료는 오직 물 뿐이었다.
나는 카페인이 우리 몸과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했고, 카페인 산업의 규모와 전망을 '과소'평가했다. 그리고 미쳐 날뛰는 산업의 고삐를 틀어쥐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규제 당국이 직면한 문제 역시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p13
카페인은 우리 몸 속을 유별나게 잘 돌아다니는데 그 활동성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화학물질이 뇌로 들어갈 수 없도록 뇌를 보호하는 관문인 혈뇌장벽조차 쉽게 통과할 정도이다 p31
'내성'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특정 분량의 약물에 계속 노출되면 반응이 둔해지는 신체 능력을 뜻한다. 카페인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분적으로 내성을 갖고있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만약 카페인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사람이라면, 커피를 처음 마셨을 때보다 일상적으로 마시는 커피에 대한 자극이 훨씬 적을 것이다. 여기서 작동하는 중요한 매커니즘이 있다. 카페인의 이데노신 차단 효과를 피하기 위해, 습관성 카페인 이용자의 경우에는 아데노신 수용체가 더 많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상향조절'이라고 부른다. (카페인을 끊고 아데노신 수용체가 기준치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약 일주일이 걸리며, 더 오랜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p106
저마다 200밀리그램씩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이 캡슐은 다이어트 보조제와 에너지 보조제로 팔린다고 한다.p174
한 때, 운동하면서 섭취하면 그 효과가 배에 달해 체지방을 태워준다는 보조식품을 미국에서부터 주문해서 먹었던 적이 있었다. 큰 효과를 바랬기에 아침에 2알, 저녁에 2알,무려 빈속에 석달 가까이 먹었지만, 체지방 감량은 효과가 없었고, 얻은 것은 위염이었다. 이제 보니 내가 먹었던 것은 카페인 집합체였던 것 같다. 체중보조제를 먹고나면 컨디션이 나쁜날은 손발이 떨리면서 심장이 두근거렸고, 귀에서는 '쨍'하는 이명이 들렸었다. 그런데도 나는 진한 아메리카노를 하루 두잔씩 꼬박꼬박 섭취했고, 오후 4시에는 홍차도 챙겨먹었으니 그 당시 내가 먹었던 카페인의 량이 어마어마 했을 것 같다. 당시에는 왜 약만 먹으면 심장이 떨리고 이명이 들리는지 개념치 았았으나 이 책을 보고 난 후, 내가 죽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스스로 날 죽이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환자의 정신병은 카페인 섭취량을 줄이면서 해결되었고, 정신분열증이나 다른 정신병의 징후들도 사라졌다 따라서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희박해졌고 약물 치료 비용도 줄었다' 헤지스는 카페인 중독이 만성 정신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해주기를 의학 전문가들에게 당부했다. p254
하루 열두잔 씩 커피를 마셨다는 환자의 예 에서는 카페인 과다 섭취로 인해 불안, 우울증 등 정신병적 질환이 소개된다. 그는 카페인을 줄이자 정신병의 징후들이 사라졌고, 약물치료도 줄일 수 있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또 한 남성은 스타벅스에서 커피 두잔(472밀리리터 2잔)을 사서 마시고 난 후 난폭운전으로 행인 두사람을 치고 경찰에 체포될 때는 테이저 총을 사용하게까지 했다고 한다. 카페인의 부정적인 효과가 긍정적인 효과의 명성을 짓누르는 사례들이 점점이 분석되고 있는 책을 읽다 보면 커피는 절대 먹어서는 안 될 음식이다. 하지만 저자는 커피, 녹차, 홍차 뿐 아니라 시판되는 과일주스에도 농축된 카페인이 들어간다고 했다. 그것은 음료의 맛을 좀더 향상시키기위한 보조제로 첨가한다고 했는데,카페인을 끊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이 책을 읽고 난 후 편의점에 들른다면 음료진열대에서 선택의 폭은 굉장히 적을 것이다.
커피. 차. 에너지 드링크, 과일주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도 카페인은 손을 뻗고 있고, 그 카페인은 어떤 정부의 승인도 받지 않은 중국등지에서 투명하지 못한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카페인을 구입해서 그들의 음료에 넣고 있다. 또한 그들의 자본력으로 마케팅에 열을 올려가면서 매출을 올려가고 있는 것이 현 음료시장의 실정이라고 하니 기호식품이던 커피가 혐오식품으로 바뀌게 되는 순간은 정말 찰나였다.
이 책을 덮고 난 후 어제 하루 카페인없이 살아보았다.
매일 아침 커피 마시던 시간이 지나자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고, 하루종일 홍차,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들었음직한 음식은 입에 대지 않았다. 두통이 종일 가시지 않았던 것으로 봐서는 저자가 말했듯이 나 역시 가벼운 카페인 중독이 인것 같다. 두통과 짜증이 일었지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카페인을 끊은지 이제 겨우 하루 반이 지났다. 오늘 저녁까지는 커피와 그 모든 카페인을 먹지 않을 생각이다.
하지만 과연 주중이 시작된 후에도 그 것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매일 아침 커피한 잔으로 정신을 깨우고, 오후 업무의 집중도를 위해서 마셨던 홍차를 끊을 수 있을지, 사실 자신이 없다. 더, 더 , 일을 하라는 현대 사회에서 충분한 휴식일이 보장되지 않는 고용인으로서 제 정신을 차리면서 일을 하기에는 커피만한 음료가 없으니까.
알면서도 먹게되는 그 아이러니 한 순환고리를 제발, 끊을 수 있기를.
어떤 카페인은 아주 좋습니다. 잠이 깨는 데 도움이되고, 정신을 더 맑게 해줍니다. 그러나 너무 많이 섭취하면 불안, 신경과민, 불면, 혈압증가, 심장 두근거림, 근육 떨림이 일어 날 수 있습니다. P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