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신분
2003년 4월 LA 공항에 착륙하기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제는 미국 지사의 직원이라는 새로운 신분과 취업비자 소지자로서 다시 미국에 재입국하는 날이었지요. 두 번째 사진은 그때 받은 비자, 미국 지사가 헐리웃에 있어서인지 비자의 Annotation 부분에 HOLLYWOOD, CA라고 돼 있네요.
2002년 11월의 출장 때와는 달리 이번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출국이었기에 가족들과 친구들이 공항에 같이 나와 저희를 환송해 주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그때의 저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지요.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
그 당시 사무실은 헐리웃에 있었고, 저는 글렌데일에 살았거든요, 그래서 위의 사진처럼 출퇴근할 때마다 디즈니, 워너 브라더스,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지나서 다녔어요. 특히, 아래 사진에 보이는 디즈니 본사(요즘은 색이 바뀌어서 구글 스트릿뷰에서 옛날 사진을 찾음)를 지날 때마다 '저 회사는 어떤 사람들이 다닐까? 나도 저런 회사 다닐 수 있을까?' 생각을 하곤 했어요. (그리고, 이건 스포일러긴 한데, 저도 나중에 디즈니에 입사를 하게 된답니다.)
사무실이 헐리웃에 있다 보니 생기는 재밌는 일도 있었어요. 이게 그중에 하나인데, 당시 제가 일하던 사무실이 영화 <The Day After Tomorrow>에 나와요. 영화의 한 장면인 위 사진에 빨간 동그라미 쳐진 곳이 제가 일하던 사무실이에요. 헐리웃 랜드마크 중 하나인 캐피톨 레코드 건너편 건물이라 나온 것 같아요. 아래 지도에 표시된 건물이에요.
이 유튜브 영상을 보면 저 장면을 위해 제가 일하던 사무실까지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었더라고요 ㅎㅎ https://youtu.be/NaQA5-nxZhY?si=QbB_MAgFRzJ1cX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