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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edo Aug 26. 2024

새 회사

갓 오브 워

를 처음에 미국에 오게 했던 회사는 한국이 본사, 미국이 지사였는데, S사는 그 반대로 미국이 본사, 한국에 지사가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한국 지사에 더 인원이 많았지요. 상대적으로 운영비용이 적은 한국에서 주로 작업을 진행하고, 미국 본사에서는 연구개발과 영업 등을 했거든요. S사로 옮길 때 연봉이 조금 줄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스퀘어 USA 출신 일본 동료들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당시에 S사의 주 수입원은, 게임 안에서 상영되는 동영상(시네마틱) 외주 제작이었는데요. S사에서 작업한 게임 시네마틱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소니 Santa Monica Studio에서 제작한, God of War 시리즈 일거예요. 특히, Play Station 2용으로 출시된 첫 편, God of War 때는, 이런 대작을 처음 개발하는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에서, 저희 같은 외주 업체 직원 이름까지 다 크레딧에 넣어주는 덕분에 (1편의 성공 후, 2편부터는 사장님과 프로듀서 이름만 들어감 TT) 제 이름도 크레딧에 올라가게 돼요.





S사에서는 God of War 2와 3의 시네마틱을 계속 수주받았는데요, Play Station 2용으로 출시된 God of War 2까지는 괜찮았는데, 게임 콘솔의 성능이 높아진 Play Station 3용으로 출시되는 God of War 3에서는 게임 엔진을 사용한 in-game 시네마틱의 분량이 늘어나게 되면서 저희가 납품하는 시네마틱 영상의 분량은 오히려 줄게 되었어요. 그래서, 회사에서는 소니 말고도 다른 한국 게임 회사들의 시네마틱 작업을 수주해서 하기도 하고, 한국의 정부 출연 연구소와 연구 과제를 공동 수행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어요. 동시에 자체 게임 개발도 했었고요. 하지만, 2005년 후반부 들어서며 회사의 사정이 조금씩 어려워져서 2006년 들어서는 연봉을 더 삭감하기로 했어요.


그러다 보니 식비를 아끼려고 회사에서 일본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만들어 먹기도 했어요. 쌀은 사모님께서 사다 주시고요, 제가 아침에 출근하면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 밥을 안쳤고요. 점심시간에는 각자 가져온 반찬과 함께 점심을 먹었지요. 지금 돌아보면 이마저도 즐거웠던 추억이네요.


그리고, 제 미국 첫회사의 지사장님도 S사에 조인하셨는데요, 여기에서도 저를 많이 도와주셨어요. 특히 이번에는 회사를 통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해 주셨어요. 당시 저는 취업비자(H1B)였거든요. 근데 H1B는 3년씩 2번, 6년만 가능하고, 신분이 회사에 의존되어 있어서 회사가 망하거나 회사에서 잘리게 되면 미국에 거주할 수 없어요. 그래서 보통 미국에서 오래 일하려면 영주권을 신청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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