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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는 시간 24화

나의 태엽인형이 되어 줄래?

by 살라

나의 태엽인형의 되어 줄래?



호주머니에

매일 넣고 다닐

오르골 태엽인형이 필요해


적당한 거리, 적당한 배려 따위

하지 않아도 되는,

오직 나만을 위한

오르골 인형이

내 호주머니 속에 있었으면 좋겠어


언제든 꺼내어 태엽을 돌리면

기꺼이 나를 위해 춤춰줄 인형


갑자기 식어버리고

굳어버리는 나의 숨결에

바로 반응할

처방약이 되어줄 그 태엽인형


지금 내 주머니 속엔

오르골 태엽인형이 필요해


나의 모든 세포가 굳기 전에

마지막 힘으로

오르골인형의

태엽을 돌릴 거야


성냥팔이 소녀가

그토록 바라던

성냥 한 개비의 온기면 그뿐이야


태엽을 오래 감지 않을게

편하게 눈감을,

잠시만

노래해 주고 춤춰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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