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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꿈은 뭐였을까?

지금 엄마의 꿈은 뭐야?

by 안영

난 하고 싶은 것, 해 보고 싶은 것, 배워보고 싶은 것, 가보고 싶은 곳, 뭐든 다 경험해 보고 싶은 하고재비다.

육아를 하는 지금도 끊임없이 허우적대며 여기저기를 기웃거린다. 그러다가 오래전 만들어 둔 브런치도 다시 기웃거리며 글을 적어보다가 작가로 선정되어서 이렇게 연재도 하게 되었다.

내 엄마, 아빠도 꿈이 있었겠지? 언젠가 장래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는듯 한데 그때 엄마, 아빠가 어떤 대답을 하셨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자라오면서 그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빠는 꽤 자신만의 삶을 살고 계신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홀시어머니를 모시며, 집안일은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 새벽같이 나가서 돈도 벌어야 하고, 아들 하나 딸 하나까지 키워낸 엄마는 스스로를 위한 삶은 없어 보였다.

그땐 그게 당연한지 알았던 그때의 나도 지금 생각하면 참 별로다.

내가 중학교 즈음이었다. 오빠가 극한의 사춘기로 방황을 하던 그 시절, 엄마는 방송중학교에 대해 알게 되셨고 , 더 배우지 못했던 아쉬움을 채워보고 싶어 하셨다. 하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나는 안다. 자식 때문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오빠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그 작은 한 부분마저 방황하는 아들에게 혹시나 더 깊은 방황의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해서 결국 엄마는 포기하셨었다.

내가 본 우리 엄마는 글 쓰는 걸 좋아한다. 평생 가계부에 일기를 적으셨다. 가끔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서 상품을 받기도 하셨고, 가족에게 자주 쪽지며 편지를 보내셨다.

지금은 손자, 손녀들에게도 특별한 날이 되면 짧은 몇 글자라도 꼭 적어서 주신다.

'어쩌면 우리 엄마의 꿈은 작가는 아니었을까? 나처럼 책이라도 한 권 내는 게 꿈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 시간이 꽤 된다.

엄마한테 딸이랑 같이 책이라도 내보자고 얘기할까? 못된 딸 년이 엄마에게 다 하지 못한 말들을 이렇게 쓰고 있으니 엄마도 지금까지의 엄마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삼키고 하지 못했던 많은 말들,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엄마의 엄마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함께 적어보지 않겠냐고 이야기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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