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머문다."라는 말은 얼마나 쓸쓸하게 생각이 되던지, 저녁밥을 입에 퍼넣어도 쓸쓸함의 농도는 옅어지지 않는다.
'한동안'이라는 단어는 아무리 발음해도 끝끝내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안'이라는 말의 끝에는 못내 혀 꼬리만 앞니에 부딪힌다.
한계가 있다는 말이, 한정적이라는 말이, 귀하게 여겨지기보다 서러울 때가 더 많았다,
겨울이 머리 위로, 다리 사이로, 허리를 감고, 지나간다.
멀리 사는 까만 점 같은 것들이 한동안 머물다가 간다.
허공으로 돌다가, 혼자 애달파하다가 가겠지.
* 장소 : 울산시 중구 태화동
* 사진, 글 : 나빌레라(navil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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