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취향을 기괴하다고 단정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닐까
오싹한 아름다움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렸던 영화 ‘The Collection’. 등장 인물들의 패션 감각이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다 모델로만 섭외를 한 건가 싶을 정도로 브랜드 광고같았고, 장면 하나하나가 브랜드 화보처럼 완벽해 위화감조차 없었다. 그 ‘너무 완벽한’ 조화가 오히려 소름 끼칠 정도였다.
영화가 오싹한 느낌을 주는 또다른 이유는 영화의 색감이다. 전체적으로 색이 바래져 희미해지거나 탁해 보이는데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주인공이 자신의 컬렉션으로 삼고 싶은 무언가를 바라볼 때, 그 무언가 뒤로 쨍쨍한 햇살이 비쳐 화사하게 빛나도록 연출한 부분이 무섭도록 섬세하다.
The Collection은 19분 러닝타임의 단편 영화로 스탠드오일(STAND OIL)에서 25HS 시즌 컬렉션을 기념하여 제작한 브랜드 영화다. 사람들의 다양한 취향과 감성에 귀 기울이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관객이 보았을 땐 ‘이런 걸 수집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대중적이지 않는 취향까지 넘나들고 있는 스탠드오일(STAND OIL)의 유니크한 감성을 강하게 잘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들여다보면 마음 속에 오싹하고, 기괴한 취향 컬렉션이 있을 것이다. 발현되지 못했을 뿐,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