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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

이제는

by 사각사각 Jul 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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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한다는 말은 쑥스럽다. 나의 세대에서는 모님이 사랑한다고 하거나 허그를 하거나 하는 일이 없었다. 어쩌면 다소 언어나 행동으로 드러나는 애정표현이 약한 우리 집안에서만 그랬을 수도 있지만.


어머니는 할머니가 되어서야 가끔 생일날에 나에게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생경하여 무척 놀랐고 동을 받긴 다.


그리고 십 수년 전에 외국인 친구 중 한 명도 허그를 하면서 "I love you."라고 한 적이 있었다. 당황스러웠다.

외국인들은 가족끼리도 사랑한다는 말을 잘하는 것 같기는 하다.


'좀 닭살 돋는데. 레즈비언도 아니고 왜 귓가에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거야."


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허그도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려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 이 친구를 무척 사랑했다.


학교 교사를 할 때는 세대가 달라져서인지 아이들이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말을 상당히 자주 했다.


선처를 바라는 입에 발린 소리이기도 했지만 때로는 마음에 와닿았다.

 

"거짓말하지 마." 이렇게 농담처럼 응수하기도 했지만.


사랑한다는 건 무언가 한 차원 고결하고 완전하고 영원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사랑한다고 쉽게 말하는 게 좀 이상하게 들렸다. 하지만 이제는 사랑한다는 말을 좀 더 자주 하고 싶다. 죽을 때가 되어가는지.


인간에게 완벽하거나 영원한 것은 없을 것 같다. 시간은 유한하고 인간은 불완전하다. 지금 이 순간이라도 난 널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이제는 사랑한다고 하겠다.


그래서 여행을 함께 다녀온 한 학생이 모두에게 절절한 감사 인사를 하기에


'You did a great job, too. I love you, haha.

May God bless you everyday! "


'너도 정말 잘했어. 사랑해 하하. 하나님이 너를 매일 축복하시기를.'라고 문자를 남겼다. 


내 사전에서는 엄청난 사랑표현이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감사하고 신이 늘 너와 함께 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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