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눈이 떠졌다. 아마 어제 수업이 일찍 끝나서 집에 들어왔기 때문인 것 같다. 오후 시간이 너무 뜨거워질 것 같아서 아침 산책에 나섰다. 아침 기온이 이십도 정도이고 오후는 십도는 더 올라가니 이런 초여름 날씨에는 한낮보다는 아침, 저녁에 나가야 한다.
아침에 만나는 공원은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이 있었다. 아직 해가 완전히 꼭대기로 올라가기 전에 다소 선선한 공기가 있고 호수에 비치는 나무 색깔도 연한 아침 햇살에 부드럽게 녹아있다.
공원은 며칠 전부터 풀 깎기가 한창이었다. 전기톱으로 풀을 베어내는 기계 소리가 들리고 향긋한 풀 향기가 절정에 이르렀다. 푸릇한 풀 향기는 마음을 끌었으나 동그랗게 정제된 모습이 되어가는 나무들의 모습은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날마다 쑥쑥 자라는 각종 연한 연두빛의 새 나뭇잎들과 무섭게 크는 잡초들은 강한 생명에 대한 의지가 느껴지는 데 가지가 싹둑 잘린 나무는 정갈하기는 하나 그만의 독특한 힘과 에너지가 보이질 않는다.
여름이 다가오고 잡초들은 끝 모르고 눈치 없이 자라날 테니 잘라주지 않으면 정글처럼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원래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 친근하고 정이 간다는 고집스러운 생각.
아이들의 모습도 제각기 다르다. 어떤 아이는 숙제도 꼬박꼬박 하고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 같은데 문제를 풀어보면 대부분 틀리고 암기력이 떨어지고 쉬운 단어도 꼭 스펠링을 하나씩 빼먹는 걸 볼 수 있다. 학생을 가르치다보면 이런 ‘무늬만 모범생’인 학생들만큼 안타까운 경우도 없다.
본인은 나름의 노력을 다하여 죽어라 공부를 하는데 영 결과는 엉뚱하리만큼 좋지 않게 나온다. 인간의 지능에 여러 영역이 있는데 아마도 이런 경우는 일반적인 공부라는 걸 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우리는 왜 공부를 하고 대학을 가려고 할까? 언젠가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70~80%에 이른다는 통계를 보았다. 그렇다면 이미 대학 졸업장이 직업을 갖는데 기본적인 기준이 되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에 모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는 것 같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직업을 가지고 자아를 실현하고 돈을 벌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 사년을 나오는 데 적어도 학비와 생활비를 다 계산한다면 적어도 6천 만원 이상은 소요되리라 보는데 굳이 모두가 대학을 나와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인간은 하나 이상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본다. 신이 우리를 이 세상에 보내셨다면 이 세상에서 독립하여 먹고 살아갈 재능 하나는 반드시 주셨을 것이다. 다만 그 재능이 각기 다를 뿐이다. 어린 시절에 나는 공부는 그럭저럭 상위권에 있었고 몇몇 문과 과목은 잘하는 편이었으나 수학, 과학은 포기를 하였고 다른 운동, 예술 등의 분야에는 재능이 없었다. 그 당시에 대학 입시과정에 있었던 체력장은 평소에는 무려 총 5급 중에 4급이 나오곤 했다. 입시 최종 체력검사를 할 때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자 많이 눈을 감아주었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는지 2급이라는 자랑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휴우, 하지만 나는 내 체력이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걸 학창시절의 달리기, 뜀틀 뛰기, 앞, 뒤, 옆 구르기에 실패한 다양한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다.
그 시절 누구나 한번은 배웠을 피아노도 치긴 했으나 날마다 뚱땅뚱땅하며 반복되는 음을 치는 피아노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결국에는 재능이 없어서였겠지만 몇 년간 배운 피아노는 바흐인가 체르니인가 초급 과정을 살짝 밟고 나서는 그만두었고 다시는 피아노를 치지 못하게 되었다.
게다가 손재주도 없는 것이 확실하다. 취미 생활을 해보고자 비즈 공예, 퀼트, 뜨개질 등도 잠시 해보았다. 하지만 이 어떤 것도 흥미를 끌지 못했다. 어린 시절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무엇을 적어야 할지 망설여지는 자기소개의 특기란을 볼 때마다 의심 소침해지곤 했다.
하지만 인간은 저마다 재능이 다르니 내가 가지지 못한 체육, 음악, 미술, 요리, 바느질 외 각종 손재주에 남다른 재능을 뽐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도 자기 재능을 펼칠 분야 하나를 발견하여 그 쪽으로 한 우물을 꾸준히 파보아야 한다. 모두가 공부를 하겠다는 건 정해진 직업의 요구되는 사람 숫자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이고 수없이 많은 학생들을 관찰하다보면 경험상 ‘공부도 재능’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재능이 없는 공부에 너무나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냉정하게는 학문 탐구라기엔 졸업 후 직업을 가지는 것이 목적인 대학공부에. 학문 탐구는 원한다면 책도 수업도 넘쳐나고 평생 언제라도 공부할 기회는 다양하고도 많다.
한국어 교사 2급 자격증을 몇 해 전에 온라인으로 취득하였다. 한국어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교회 등에서 몇몇 기회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기회가 있었고 그 일에 상당히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원래 쓸데없이 공부를 좋아하기는 한다. 먹고 사는 일을 해야 했으므로 사이버 대학을 알아보았고 3학년으로 편입했다. 사이버 대학교는 처음에는 수업을 들었으나 수업 자료가 파일로 올려져 있고 온라인 오픈 테스트를 했기 때문에 나중에는 수업도 듣지 않고 자료만 읽어보고도 시험은 무난하게 치를 수 있었다. 학생들이 대부분 나이도 지긋하신 직장인들이기 때문에 과정이 다소 쉽게 기획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이년 여 만에 국가의 장학금도 지원되는 빛나는 한국어 교사 2급 자격증을 받았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굳이 비싼 대학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사이버 대학에서 학사를 받을 수 있다는 꿀정보를 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오면서 느꼈던 안타까움, 맹목적인 대학 입시 열기, 그리고 재수 또 방황들을 보면서 소소한 의견을 밝히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제멋대로 자라라’ 라는 건 모두가 자기 재능을 발견하여 개발하고 그로 발견한 일을 하고 자기만의 꿈을 이루면서 행복하게 살 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문장이다. 결국 인생은 자기 뜻대로 멋대로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인간에 대한 모든 미움과 원망을 버리고 가능한 베풀면서 살아야 행복하고 장수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