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King이고 싶었던 Queen -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 첫번째

크리스티나, 스웨덴의 여왕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은 매우 복잡한 성격의 인물입니다. 그녀는 위대한 아버지와 같은 별아래서 태어났기에 태어나면서부터 후계자가 절실히 필요했던 스웨덴 왕가와 귀족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태어나게 됩니다. 이런 기대는 그녀의 탄생 에피소드에서도 잘 드러나게 됩니다.

아들을 기대한 모든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딸이 태어났기에 실망감은 엄청난것이었고 이런 복잡한 상황은 크리스티나의 성격을 형성하는 한 축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어쩔수없이 크리스티나를 후계자로 인정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뒤 스웨덴에서 가장 위대한 국왕으로 손꼽힌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그 명성에 걸맞게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다 결국 뤼첸 전투에서 전사했습니다. 이런 구스타프 2세 아돌프의 죽음은 크리스티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만약 그가 크리스티나가 성인이 될때까지 살아있었다면 적어도 딸인 크리스티나가 정치의 한가운데 있게 내버려두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 역시 정치는 "남성들이 하는 것"이라는 관념을 가진 인물이었을 것이며 결국 딸은 후계자를 얻는 징검다리로 여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여섯살이 되기전 아버지의 죽음으로 크리스티나는 여왕의 지위에 오르게 됩니다. 크리스티나는 국왕으로써 "여성"이라는 상황이 얼마나 나쁜것인지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녀의 신하들은 아버지의 신하들이었고 그녀에게 충성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아버지에 충성했고 그의 유지를 따른 것이었죠. 신하들은 크리스티나가 정치에 관여하기 보다는 다른 많은 왕가의 여성들처럼 후계자를 낳는 것을 제일 우선으로 생각하길 바랬을 것입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은 크리스티나가 "국왕"으로써의 스스로의 권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을 단지 선왕의 유지로만 인식하는 신하들과의 마찰을 못 견디는 계기였을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남성"이었다면 신하들이 후계자를 얻는 것에 집중하지 않고 자신의 정책에 대해서 고민했을 것이라 여겼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결국 그녀는 "여성"이라는 자신의 성이 "국왕"이 되는데 얼마나 불리한 조건인지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아마 크리스티나의 양위는 그녀가 국왕으로 할수 있는 가장 자유로운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사촌과 결혼해서 후계자가 될 아이들을 낳는것을 기대했던 신하들에게 크게 뒤통수를 친것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왕의 권리는 오직 신만이 거둬드릴수 있다는 생각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티나의 양위는 어떻게 보면 무책임한 행동일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웨덴 귀족들은 스웨덴을 떠난뒤 크리스티나가 더이상 스웨덴 정치에 관여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했었고, 사촌이었던 칼 구스타프가 죽은뒤 스웨덴으로 다시 돌아오려던 크리스티나를 막기까지 했었죠. 

크리스티나 여왕은 단순히 기이한 행동을 했던 여왕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이것은 크리스티나에게서 "여성"으로써의 모습을 기대햇던 많은 이들에게는 낯선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크리스티나가 동성 연애자라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죠 하지만 과연 그녀의 삶에서 "여성"의 모습을 지우려했던 것이 동성연애 경향때문이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듭니다. 

크리스티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여성"이었기에 수많은 불이익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라면서 역시 그녀는 "여성"이었기에 좌절감을 느끼게 되죠. 이런 그녀가 "여성"이라는 자신의 성에 대해서 불만을 갖는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남성"이 되는 것을 동경하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크리스티나의 특이한 삶과 에피소드들을 따라가면서 그녀가 왜 그런 삶을 선택했는지 좀더 생각해볼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