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8
J에게
당신이 나에게 일깨워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거꾸로'의 은혜입니다.
당신은 어느날 '바라는 것들의 실상',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했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눈 앞에 놓여 있는 세상 속 현실만을 바라보며
낙담만 하던 나에게 당신은 다른 걸 보여주셨습니다.
내가 바라는 그 길의 끝에 서 있는 나의 모습을.
당신이 그 멀고 먼 여정의 끝이
바로 눈 앞에 있듯이 말해주었습니다.
마치 이미 이루어진 현실처럼요.
어느새 그 길의 끝에 서 있는 그 모습으로
현실을 살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전 당신을 믿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말해주신 건 언제나 옳았으니까요.
그렇게 당신은 소망을 나에게 주었습니다.
현재가 아니라 그 길의 끝에서부터
거꾸로 사는 용기도 주셨지요.
그 소망으로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그런 당신에게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