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양이 알려주는 것

by 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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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는 덩치가 무척 크다. 팔뚝이 마른 여성의 허리만큼이나 굵고, 허리는 말 그대로 드럼통 같다.

그의 등에는 용인지 잉어인지 봉황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멋진 동물도 한 마리 살고 있다. 누구나 처음 그의 허리에 침을 놓기 위해 옷을 올렸을 때는 흠칫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외양만으로 K씨가 조직폭력배인지 타투이스트인지 나는 알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내 눈앞에서 단 한 번도 폭력적인 언행을 보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몸에 그려진 그림은 위화감을 조성하지만 서글서글 웃는 그의 얼굴과 목소리는 친근하기 짝이 없다.

그는 머리도 빡빡 밀고 다녀서 <수호지>에 나오는 노지심을 연상케 한다. 화화상 노지심! 그는 술김에 남을 괴롭히는 백정을 혼내주려다 죽이게 되고 불문에 귀의하게 된다. 살인범과 승려는 한 끗 차이가 아니라 동일인일 수 있는 것이다. K씨에게서도 나는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본다.


내가 확실하게 아는 것은 그의 허리가 무척 좋지 않다는 사실이다. 어느 누구도 그의 겉모습만 보아서는 그가 오랜 요통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한 군데조차 아프지 않아 보이는 장수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그의 허리는 좋지 않다. 남들에게 강하게 보이는 만큼 남들보다 더 많은 힘을 써야만 했던 것일까.


사람들은 외관을 통해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외관의 구성요소 중 스스로 택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키는 선택할 수 없다. 몸무게 역시 유전의 영향이 크다. 눈코입은 말할 것도 없이 유전이다. 자기가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은 그런 것이 아니라 청결도, 표정, 목소리의 톤 정도가 아닐까. 그러니 굳이 외양으로 사람을 평가하고자 한다면 그런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그나마 공평할 것이다.

오늘도 사람들은 길에서 스쳐 지나며 서로를 평가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평가의 대부분은 틀렸을 것이다. 누구나 겉으로 드러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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