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이 너무 커져버렸다(3)

8박 동안 4번의 이동

by 홍세구

우리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그런데 우리 도시 이동은 안 해?"


벤쿠버에서 5박을 머물 숙소를 찾아보면서 친구가 한 말이었다.

도시 이동이라니...

옐로나이프 일정을 추가함에 있어 이미 내겐 어마어마한 계획의 변동이 있었다.

게다가 캐나다는 유럽이 아닌지라 관광을 할만한 도시 이동을 하려면 비행기는 필수였다.

일단 나는 벤쿠버에 꼼짝 말고 머무는 일정을 고수하고자 했지만 세부 계획을 세우다 보니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건 바로 벤쿠버가 어마어마하게 볼 게 없는 도시라는 것이다.

스탠리 파크나 증기 시계, 기념품, 식당 등 유명한 것을 모두 경험한다고 해도 이틀이면 충분했다. 그랬기에 남은 2일 동안 딱히 할 일이 없었다. 물론 덜 피곤하고 여유로운 여행이 되긴 하겠지만 비싼 비행기값 주고 간 여행에서 하릴없이 시간이나 때우고 오는 게 맞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랴부랴 벤쿠버 주변에 여행할 만한 곳이 있나 찾아보았다.

가장 많은 검색 결과가 나온 장소는 바로 '빅토리아 아일랜드' 캐나다 속의 영국이라 불리우는 아름다운 섬이었다. 물론 이 역시도 여름에 여행을 해야 진가를 발휘하는 곳이었지만 캐나다에서 유럽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부분에 매료되어 하루 일정을 통째로 이곳에 할애하기로 했다.

일단 여행 계획에 넣고 벤쿠버에서 어떻게 이동하면 되는지를 찾아보았다.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페리 타고 또 버스를 타고... 이게 맞아?"


빅토리아 아일랜드는 벤쿠버에서 편도로 4시간. 왕복으로 8시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친구도 나도 영미권 국가는 처음 가보는 것이었고 영어 역시 유창하지 않은 상태였다.

처음 발을 내딛어보는 도시. 처음 보는 사람. 어색한 언어. 낯선 문화.

이 모든 새로움과 어색함 속에서 배까지 타는 일정을 무사히 소화하고 벤쿠버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긴 했지만 혼자가 아닌 둘이었기 때문에 도전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빅토리아 일정까지 추가한 뒤 더이상의 일정 추가는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친구와 갖게 된 술자리에서 귀가 솔깃해지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벤쿠버에서 미국 시애틀까지 버스로 세 시간 밖에 안 걸린다는데?"

미국 시애틀은 내게 있어 의미가 있는 도시였다.

바로 '스타벅스 1호점'이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주 오래 전 땡스 투 스타벅스라는 책을 읽고 스타벅스가 갖고 있는 기업 문화나 감성에 푹 빠졌던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스타벅스 1호점 방문은 내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다음 날, 조금 더 정보를 찾아본 다음 시애틀 일정을 친구에게 권했더니 흔쾌히 받아들였다.

플릭스 버스로 시애틀 당일치기 일정을 예약함으로써 미리 예매를 해야하는 모든 일정은 끝이났다.

이후 나와 내 친구는 한 카페에서 세부 계획을 모두 세웠다.




모든 계획을 세우고 난 뒤 든 생각은 딱 하나였다.


"우리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 다음 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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