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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민 Oct 10. 2024

간호사로 산다는 것은

간호사로서의 일상은 분주했습니다. 매일 병원에 출근해, 정해진 업무를 처리하고, 환자들과 소통하며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갔어요. 안정적인 수입과 정해진 일과는 많은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사기도 했죠. 하지만 저는 그 일상 속에서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권태감이라고 생각했어요. "모든 일이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는 법이니까." 스스로를 달래며, 그저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려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허전함은 점점 더 커졌어요. "내가 정말로 잘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죠.


퇴근 후 혼자 남아 그 질문을 곱씹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도 다른 일을 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점점 자라났어요. 하지만 곧 현실적인 걱정들이 뒤따랐습니다.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로 뛰어드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


사람들은 종종 안정과 변화를 놓고 고민하게 됩니다. 저 역시 그랬죠. 안정된 생활에 대한 안도감과, 변화를 향한 두려움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어요. 그러면서도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답은 아무리 고민해도 쉽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때 깨달았어요. 생각만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처음으로 내 자신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게 맞는 길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어쩌면 잠시 멈춰서서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낯선 곳으로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불안함이 발목을 잡기도 했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무엇이 달라질까?'라는 의문도 있었죠. 하지만 그때는 알 수 없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아요. 불확실함을 향해 한 발짝 내딛는 것, 그걸 통해서만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그렇게 저는 한 달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했습니다. 그동안 쌓여 있던 고민들과 불안을 모두 짐에 담아, 낯선 길로 떠나기로 했어요. 안정적인 현실을 잠시 내려놓고, 나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불안함을 마주할 용기를 얻은 순간, 처음으로 제 삶의 주도권을 쥐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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