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빙수가 있다면, 필리핀에는 할로할로가 있다. Halo는 섞는다는 뜻으로 halo halo는 섞어 섞어라는 의미가 된다. 할로할로는 필리핀의 문화를 잘 반영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필리핀은 333년의 필리핀 식민지, 약 3년의 일본 통치, 약 30년의 미국통치 등을 경험하면서 타 문화가 자연스럽게 흡수되었다. 하지만 필리핀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필리핀 방식으로 재 해석하여 이를 자신들의 문화로 다시 만들어 내었다. 할로할로도 그렇다. 할로할로는 일본의 kakigori 류의 디저트에서 파생되었다. 하지만 일본의 kakigori는 갈은 얼음이 주가 되어 보여진다면, 할로할로는 얼음을 아래두고 그 위에 레체플랜, 우베아이스크림, 팥, 젤리 등을 올려놓아 얼음을 모두 덮는다. 아마 옛 필리피노들은 일본의 디저트를 어떻게 먹는 지 보고 ‘아~ 섞어 먹는거구나?’라고 생각하여 할로할로라 이름을 붙인 것이라 생각된다. 필리핀은 다양한 문화가 혼합되어 자신만의 색을 만드는 독특함을 가진다. 필리핀 안에는 180개의 언어가 존재하고 있으며, 서로 말이 안 통해도 어울려 살아가는 나라이다. 즉, 할로할로의 나라라 할 수 있다. 할로할로는 한국의 빙수전문점 처럼 전문 음식점은 없지만, 필리핀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나 졸리비, 망이나살 등의 필리핀식 패스트푸드점에서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