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팥크림빵 Aug 10. 2020

공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심리상담에서 공감, 도대체 뭐야? - 1

Photo by Dennis Flinsenberg on Unsplash


*심리상담에서 공감, 도대체 뭐야?

1. '공감'에 대한 오해와 진실 (now)

2. 좋은 공감, 좋지 않은 공감 (next)

3. 공감이 일으키는 변화들 (next)

4. 공감하기 위한 상담자의 노력 (next)



  2010년 들어서 자존감 열풍이 불기 시작하고 서점가에는 위안을 구하는 책들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삶에서 따뜻한 교감이 부족해졌거나 이전보다 더 많은 교감이 필요하게 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공감은 교감을 뜻하는 따뜻한 단어로 기능해왔습니다.


  하지만 심리학 공부를 할수록 공감이 추상적이고 피상적인 수사처럼 느껴지곤 했습니다. 특히 모든 교과서에서 공감적 태도는 상담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 꼽고 있기 때문에 '공감'이란 게 도대체 상담 과정에서 어떻게 구현되는 것인지, 그래서 내담자가 경험하는 진짜 공감의 결과는 어떻게 나타는지 궁금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공부하고 상담을 하며 느꼈던 공감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짧게 다뤄보려고 합니다.


1. 공감은 친절하고 착한 것이다?


- 공감은 단순히 친절하고 착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닙니다.


- 공감은 내담자가 상담실 밖에서 겪어왔던 숨겨진, 어려운, 혹은 수용될 수 없었던 경험에 접근하는 과정입니다. 내담자의 경험을 진심으로 궁금해하며 어려움이 발생한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부모님이 묵살했던 내 욕구, 사회에서 유별난 것으로 판단받았던 가치들에 대해서 상담자는 다르게 바라봅니다. 내담자의 질문에 답하는 게 아니라 호기심 어린 태도로 질문하면서, 내담자가 겪은 상황과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가까워져 갑니다. 상담자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물으며 공감하고, 내담자가 느끼는 감정에 머무르면서 침묵하며 공감하기도 합니다.


2. 공감은 상담자의 반응일 뿐이다?


- 공감이란 그저 내담자의 말에 대한 반응아니라 상담자의 태도에 가깝습니다.


- 나와 다른 한 사람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충분하게 이해하려는 일관된 태도를 통해서, 내담자도 스스로를 이해해 나갑니다. 단순히 그의 말을 이해했음을 보여주는 반응이 아니라, 내담자로부터 느껴진 경험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과정 자체가 서로 깊이 연결되고 존중받는 치료적인 경험이 됩니다.


- 상담실 밖에서는 자신의 욕구나 의견을 무시하거나 억압하는 일들도 빈번히 일어나게 됩니다. 중요한 타인과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내면의 경험들은 '그런 식으로 느껴서는 안되는' 부적절한 것이 됩니다. 점차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느껴지는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게 됩니다. 좋아하는 게, 불편한 게 무엇인지 정확히 무엇인지 헷갈리고 모호할 뿐입니다.


- 상담자의 공감적인 태도가 지속된다면 '내가 나를 목각인형처럼 느끼고 있었구나, 나는 그때 수치스러웠었구나'처럼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가치를 두는지,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지가 점차 명확해집니다. 리고 기저에는 '이걸 내가 느끼고 표현해도 되는구나'라는 변화가 숨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상담자의 공감을 통해 자신과 자신의 경험이 부정되지 않으면 스스로 원하는 것들을 찾아나가고 추구하기 시작합니다.


3. 공감은 내담자의 감정을 하나 되어 느끼는 것이다?


- 상담자는 내담자의 경험을 강렬하게 느끼면서도 그 감정에 압도되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 그럴 때에야 내담자의 경험을 충분히 듣고 공명하고 반응할 수 있습니다. 내담자는 정신적인 어려움을 이야기해도 나를 쉽게 판단하거나 떠나지 않는 상담자를 통해서 안전하게 자신과 자신의 경험을 피하지 않고 진득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담자의 언어적/비언어적 표현과 감정을 따라가면서도, 상담자에게 일어나고 있는 경험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참고한 책들

Brian Thorne, Dave Mearns  <Person-Centred Counselling In Action (인간중심 상담의 임상적 적용)>

Edward Teyber, Faith Holmes Teyber, <Interpersonal Process in Therapy (상담 및 심리치료 대인과정접근)>



  안전하고 윤리적인 상담을 위해서는 엄격한 수련 과정을 통해 공인된 전문가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임상심리전문가(한국임상심리학회), 상담심리사(한국상담심리학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의 자격을 확인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이전 11화 풍요로운 일상을 향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