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뭐하는지 각자 다른 꿈을 꾸다.
우리 동네사람들- 우동사도 우리 마을카페오공도 구성원들이 거의 매일 서로를 보고 마음 나누기를 하고 일상을 공유하고 갈등도 겪던 복작복작한 시간은 4-5년쯤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에는 밥상모임이 있었고, 1박 2일 동안 하는 모임도 있어서 각자 칠판에 나는 왜 여기 사는지, 적정 규모의 경제는 어느 정도인지, 친함이란 무엇인지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그래도 또래집단이다 보니 강제성이 없다.
기억에 남는 건 볼음도에서 크게 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한 커플이 나누기나 각종 프로그램에서는 빠졌다. 마음 나는 만큼만 해도 되잖아요?? 가 이유였다. 우동사는 커플의 친밀함이나 그들만의 기류(일명 썸 타는)가 느껴지면 적당히 주변에서 빠져주는 커플 권장 문화가 있어서 그 커플도 커플만의 시간을 갖는다면 주변에서 마음 나누기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이런 식으로 어떤 강제성이 없이 재미를 추구할 때 편안할 수는 있지만 그 조직 내의 문화나 가치에 대해 점점 옅어지기 시작한다. 각 집마다 “우리”가 생기고 남의 집 문 열기가 어려워지고 예전에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 밥 얻으러 가거나 앉아서 밥 먹던 문화에서 점점 남의 집, 그리고 내가 사는 집이 아닌 곳에서 마음 편히 턱 앉아서 밥 먹는 분위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아무도 뭐라 그러는 사람은 없는데 “눈치를 보는” 불편함이 공동체 안에 스며든 게 2017년 정도부터인데 애즈원 공동체의 “애즈원 스타일”과 맞물려 합리화가 되었다.
공동체는 불편함을 넘어서서 어떤 것을 추구할 것인가, 무엇을 함께 하려고 하나 가 각자 안에서 선명해야 하는데 따로 놀기 시작하고 뒷말이 나오고 마음을 내어놓기보다는 친한 사람끼리 말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다.
이것은 공동체가 쇠락해 가는 첫 시작인데 이를 살펴보고 균열을 지적할 시스템이 없었고 이 공동체를 한 발 떨어져 객관적으로 조직 시스템으로 보는 눈도 부족했다.
점점 애즈원에서 얘기하는 돌봄, 엄마의 사랑 등이 강조되면서 한 가족처럼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말하지만 개인의 결혼, 가족, 아이 낳기가 중요 과제가 되고 싱글인 게 안타까운 분위기가 서서히 잡히게 되었다. 대안을 꿈꾸며 시작한 공동체인데 핵가족 중심 주의가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