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희크 Oct 11. 2023

10. 대안적 공동체라고 비주류가 되는 건 아닌데

대안을 뭐라고 생각한 것일까?

카페 오공과 우동사를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애쓰지 마라, 마음 나는 만큼만 해도 된다! 는 것이었다. 사람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마음으로 연결되고 받아줄 거라는 믿음.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이나 경쟁이 싫어서 대안을 꿈꾸는 것이 어떻게 하다 보니 우동사와 카페오공의 흐름은 도태되는 삶으로 흘러갔다. 소득이 적어 주거 급여를 받거나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 미혼모로 받는 혜택을 팁으로 공유하거나.


점점 국가의 복지에 기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공동체를 꿈꾸고 청년들이 대안적 삶을 이것저것 실험하던 패기에서 점점 가족화를 이루고 작아지고 육아 때문에 에너지를 쓸 수 없는 게 당연하게 얘기되는 그런 동네가 되었다.

대안을 꿈꾸는 것- 자급자족을 이루고 돈에 얽매지 않겠다던 마음이 확장이나 극복을 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우리는 뭘 해도 쉽게 관두고 쉽게 문 닫고 마음이 안 나서 안 하는 게 많았다. 자본주의와 절연한 것도 아니면서 돈은 벌려면 벌 수 있다고 우린 그걸 하려는 게 아니니까!라는 마음은 오만했다. 돈 벌기도 어렵고 공동체 감각을 그 안에서 이루는 것도 어려운데 그 균형 감각을 잃고 우동사는 애즈원 공동체의 어떤 기조를 합리화하는데 너무 썼다.

제한 없이 규칙 없이를 자랑스러워하다 보니 독박 쓰는 사람은 계속 있지만 그게 자연스러운 거라 여겼고 마음 나니까 하는 거라고 추슬렀다.


정말로 공동체를 이루고 일자리와 주거, 교육을 함께 대안적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사회와 어떻게 어우러지려는지 조화와 균형을 내 안에 키우는 감이었다.

우리 공동체는 그 감을 2015년경부터 잃어갔다. 동네 펍을 열었지만 문을 닫고 여행을 다니고 삶의 질을 위해 카페도 일요일에는 문을 닫고 공동체 마음 나누기를 해도 문을 닫았다.


잘될 수가 없었다. ^_ㅠ


이전 09화 9. 점점 폐쇄적이 되어가는 공동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