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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크 Oct 16. 2023

12. 오늘공동체와 볼음도에서 활동을 한다면

새롭게 해 볼까

이번 주말 오늘공동체 농사팀과 볼음도에 고구마를 캐러 다녀왔다. 우동사에서 하던 농사를 새롭게 이어가고 싶었다.

프로젝트나 자급자족의 활동으로 농사를 시도해 왔지만 우동사 내에서는 관심이 없던 볼음도와 농사. 이 분들은 어떨까~ 했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오늘 공동체의 다른 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공동체 농사팀과 볼음도에서 기억에 남는 일!


1. 친밀감의 다름: 오늘 공동체는 커플+가족의 스페셜한 친밀함을 희석시키는 구조가 있다. 말로 들을 때는 그런 가아~ 했는데 이번에 같이 지내보면서 소외감 안 드는 이 구조 되게 재밌다고 느꼈다. 여기서는 누가 누구의 자식인지 분간이 안 간다는 얘길 들었는데 커플도 마찬가지라 누가 누구의 남편인지 애인인지 나는 맞출 수가 없었네. 저 사람들이 너무 허물없이 편해 보여서 저들이 부부인가? 하면 친구인 식.

부부 중심, 커플 중심이 당연한 공동체 분위기에 젖어있다(결혼해야 할 것만 같은, 애 낳아야 좋은 삶인 거 같은)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다. 개인 개인으로 알아가고 친해지는 게 가능하구나.. 부부 모임, 연애 서사 중심이 아닌 게 얼마만인지!


2. 자율성: 오공은 기독교 공동체로 출발해서 그런지 기독교에 나오는 섬김이라는 마음냄? 하심 하는 마음이 중요한데 그것 때문인지 음식 준비 차량 준비 일하는 거 조개 캐는 거 소라 잡는 거 집 정리가 누가 말할 것도 없이 주도할 거 없이 이뤄졌다. 마음 나는 만큼 하는 자연스러움이 세상 최고인 줄 알고 살아온 세월. 마음을 내서 나오는 쾌적함의 세계를 알다.


3. 가벼움 : 순간순간 얼마나 재밌게 놀았는지 모른다.  해변가에서 편먹고 돌 골라서 공기놀이, 그냥 앉아서 수다, 예전 얘기 듣는 거, 반장님께 농사 얘기, 유기농 농법. 쉴 새 없었네. 빼는 사람 없고 친한 사람끼리가 희미한 그 거리감이 신기했다. 가볍게 예 하고 해 보자가 되는 사람들. 어떤 삶의 경험이 이들을 가볍게 움직이도록 하는 걸까?


4. 오고 감 : 다녀온 이후 이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는데 오늘공동체의 공감 카페 단톡반에 전부에게 커피를 선물한다고 보냈다. 고마움과 감사함을 표현하는 시스템과 순환. 이건 나중에 공감 카페에서 월말 정산됨. 실질 화폐 경제로 돌아가므로 우동사가 펍과 카페에서 시도했던 대안화폐 적립 보다 더 체감되는 게 있습니다. 일단, 경제 주체로 돌아가야 하는 각각의 공간이 점점 가난해지지는 않음. 실제로 커피나 술 빵이 오고 가는데 지폐 지불이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월세 내고 전기세 내고 살 수 있게 되는 것. 대안화폐로 움직이는 공간들이 나중에 힘이 빠지는 경우가 실제로 선순환이 잘 안 일어나서 인데 이런 방법 괜찮다 싶다.


5. 이 분들 그리고 강화도 양도면에 오늘공동체 주택 짓고 살 사람들까지 해서 계속 같이 농사하면 좋겠구나 싶었다. 그런 맘도 표현하셨고. 함께 잘해봐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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