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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크 Oct 21. 2023

13. 공동체 마음 나는 만큼이 아니라 마음을 낸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더니 망했다.

처음 우리 마을 카페 오공에 간 것은 2012년 8월이었다. 무료로 스페인어도 배우고 춤도 배우고 모임도 있대서 갔는데 밤마다 모임이 많아서 좋았고 후지무라 야스유키의 적게 일하고 행복하기 책 읽기 모임을 지속했다.(이 분은 한국 혁신파크에 박원순 시장과 뜻을 모아 한국 비전화 공방을 꾸리셨다.)

자급자족과 적게 일하는 그 빈 시간. 그것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내가 어떤 핵심 가치로 살 것인가가 중요해졌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열심히 하는” 분위기에 젖어있던 나는 처음 카페 오공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기획하고 일을 만들어내고 새벽 두세 시에도 메일을 보내면 답메일이 바로바로 날아오던 세계에서 넘어온 이 세계는 열심히 하는 티가 나면 “힘을 빼라” “애쓰지 말자” 고 내 힘을 뺐다.


나는 그게 너무 고마웠다. 경쟁과 쉬지 않고 열심히, 잘나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사람에게 그렇게 살지 마- 는 너무 감사한 말이었다.


2012~2015년은 그런 분위기- 마음 나는 만큼 하는 것에 푹 젖어 지냈다.


우리끼리 마음 나누기를 한다고 카페 문을 닫고 일하는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위해 몇 달간 펍을 닫았다. 월세는 지원 사업으로 충당했다.

마음이 안 나는 건 안 한다.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마음껏 한다는 것은 2022년까지도 카페 오공+우동사의 중요한 가치였다.

그래서 하다 말아버린 사업이 많았지만 때가 되지 않았다는 말이나 다음 마음이 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하면 된다로 합리화를 했다.

대안적인 삶을 살아 보자는 꿈이 주류 사회에서 떨거지가 되자는 것은 아니었는데 돈 버는 일은 돈 버는 일만 하는 쉬운 길이라며 안 쉬운 길을 걸어서 어렵다고 믿었다. 그냥 돈 버는 거 자체가 어려운 일임을 우리는 서서히 잊고 현실 감각을 상실하게 된다.


그렇게 폐쇄적인 분위기에서 반야스쿨도(예비사회적 기업으로서 첫 발자국) 볼음도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공동체 일자리를 “정말” 만들어 보자는 마음이었다. 애즈원 공동체의 스즈카팜과 어머니도시락가게처럼 삶을 책임져줄 수 있는 공동체의 기둥이 되는 업체 만들기를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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