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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크 Oct 21. 2023

14. 공동체 해체의 순간을 넘어가는 오늘

카페오공이 문 닫고 우동사를 내놓고

카페 오공은 기웃기웃 이름으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였다가 21년 문을 닫았다. 그래도 가장 오래 버텨왔던 공간. 코로나와 만나며 모임 중심 카페에서 빨리 전환해야 하는 순간에 어버버 했다. 막상 협동조합이라고 했으나 대표는 나였고 결정 중심도 내 위주로 돌아가니 그게 겁이 났다. 왜 다들 마음을 안 내는 거지? 나만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티 내지 않았다.


티 내지 않음.


우동사의 집들도 살 때는 우리 다 같이! 사서 나중에 다시 짓자라고 했지만 지금은 한 채 한 채 집을 내놓고 있다. 내 명의, 내 첫 대출… 나의 복지는 이 관계망이라고 굳게 믿었는데. 힘든 순간은 혼자였다.

망하는 공동체는 비슷한 거 같다. 내부 문제를 입단속하고 남들이 모르길 바라고 겉으로 티 안 내고. 속으로 천천히 썩어 들어간다. 우리의 경우는 집을 전부 내놓기 전까지 서서히 망하는 줄을 몰랐다. 어떻게든 다시 활력을 불러 넣겠다고 사비로 매주 음식과 술을 차려 동네식당도 운영해 봤지만 아유 고맙다- 이상으로 힘이 모이지 않았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라고 말하는 게 왜 이리 힘이 들었던 건지.


2012-8~2023-6월까지 열심히 했다.


안녕-이라고 말하는 데 4개월이 걸리는 중.


오늘공동체 분들과 얘기 나누고 곁을 내주지 않았다면 나는 공동체 같은 거 다시 하나 봐라- 하고 분을 내며 나갔을 거 같다. 사회적 경제 따위 엿 먹어라 외치며. 우리 다큐를 보고 더 잘하는 공동체를 보면서 안심했다. 그리고 나도 기대고 싶어졌다.


정말로 개인의 시대, 서울에서 도시 부족으로 살아가는 것을 새롭게 다시 경험하는 중이다.

또 다른 챕터로. 여전히 공동체로.

당신들이 나의 네트워크이자 기댈 곳이 되어주길.

나도 그렇게 타인의 든든한 환경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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