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씨앗

신생모의 육아에세이

by 아란

6세라는 나이가 원인일까,

형아가 되서일까.


첫 째와 연일 전쟁이다.

삐딱하니 말을 듣지않고 고집이 늘어난 아이를

매를 들지않고 훈육을 하려니

엄마의 멘탈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 치민다.


유치하게도 협박을 일삼게 된다.

'혼자 남겨지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이던

내 안의 오래된 자아가

그걸 내 아이에게 무기로 들이민다.


엄마 그냥 간다.

잘있어.

자꾸 그러면 이제 너랑 얘기하지않을거야.


(차마 입에서 나온 못된 말을 그대로 옮기지 못하고 미화해서 썼다.)


형편없는 내가 되어가는 것 같다.

엄마 자격이 없는 내가 되어가는 것 같다.


타 지역 도서관에서

엄마표 영어관련하여 강의 제의가 들어왔는데

차마 진정성없이 할 수가 없어 거절했다.

엄마표의 기본은 따뜻한 애정과 사랑인데

요즘 나는 부서질것 같은 껍데기만 유지하기도 버거운지라.


첫 째는 원래도 잠이 없다.

늘 오늘도 덜 놀았다며

어떻게든 그 잠자는 시갼을 유예하기 위한 안간힘,

아주 기본중에 기본인 수면을 진행하려는 나의 고집.

둘째가 태어나자 그 전의 실랑이는 얘기꺼리도 되지못할지경이 되었다.


아이도 힘들었을 것이다.


엄마가 수유하고 있을 때

동생이 울고 보채는 동안

혼자 떨어져 놀고 있을 때.

엄마 몸에 붙어 자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때.

아직 여섯 살,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데

엄마가 그걸 받아주기 힘든 날

하다하다 인내심이 바닥이 나 혼이 날 때.

마가 필요한 순간에 항상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걸 알아갈 때.


아이와 나 둘 다 진통중이다.

오늘도 여지없이 아이를 달래서 설득하고를 반복하다

결국 화가 폭발해서 짜증섞인 야단을 치고말았다.


어둠 속에서

아이는 아이대로 자기의 감정을 어쩌지 못하고

침대에 누운 채로 발을 탕탕 굴러대고

나 역시 감정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그만 엉엉 울고말았다.


아이는 소리 내어 우는 엄마를 가만히 보다가

바짝 다가와 안아주었다.

그 따뜻한 온기에 서러움과 위안이 몰려와서

더 울었다.


제법 울고

감정이 노곤해지면서

아이와 나란히 누웠다.

엄마를 쓰다듬고 토닥이는 작은 손길이 고마워서

뭔가 말을 해주고싶은데

차마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냥 아무 말이라도 다정한 말을 해주고싶어서,

"건강하게 엄마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라고 했다.


순간,

말에 힘이 실리고 숨이 들어간 듯이

살아오르는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찌르르 몰려왔다.


"개구쟁이여도 튼튼하게 엄마 곁에 있어서 고마워."

한 번 더 말을 했다.


아이가 몸을 바싹 붙여왔다.

그렇게 전쟁이 지나고

고요한 밤, 이 되었다.


바깥은 겨울로 넘어가는 찬 바람이 나부끼고

달빛은 우리의 소동을 지켜보고

나는 이불을 끌어다 아이를 덮어주면서

다시 한 번 씨앗을 뿌렸다.


고마워,

엄마 아들이어서.

다행이야.

엄마 아들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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