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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덕골 이선생 Oct 10. 2024

과한 사랑은 독이다

어머니는 가끔 자신이 먼저 세상을 뜰까 봐 걱정하신다. 살림살이서툰 아버지가 딸에게 짐이 될까 봐 불안한 것이다. 그런 어머니는 종종 불만을 토로하지만, 아버지는 전혀 개의치 않으신다. 아버지가 이토록 집안일에 무관심이유는 무엇일. 내가 할 일이 아니라는 전통적 사고방식, 요구하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법이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헌신적 사랑을 가장 가치롭게 여긴다. 자신을 희생하는 이타적 행위는 숭고한 사랑의 극치다. 그것은 타인을 위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기에 그러하다. 그러나 과한 사랑은 오히려 독이 . 나의 배려로 상대방을 무능력하게 만들 경우, 무조건적 희생을 듭하다 자신을 잃는 경우. 이와 같은 사랑은 주는 자, 받는 자 모두에게 독이다.


[ 파브리아노 워터칼라 스케치북, 신한 수채 물감 ]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신감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온갖 역경을 헤쳐나갈 에너지로 쓸 수 있다. 반대로 과도한 자기 사랑은 해가   있다. 부족한 자기가 드러날까 봐 과한 언행을 하거나 자기 방어에 매달린다. 그로 인해 자신이 만든 틀에 스스로를 가둔다. 이렇듯 자기애를 결핍된 구멍채우는 수단으로 사용하, 삶의 조화를 깨뜨릴 뿐 아니라 대상관계를 불편하만든다.


반면 결핍을 인정하는 순간 발전이 보인다. 나의 부족함을 알고 상대의 장점을 인정할 때 희망적이다. 창작 활동도 마찬가지. 타인의 비판과 지적을 두려워하면 제자리걸음만을 반복할 것이다. 세상과 단절된 채 나만 아는 그림을 그린다면  발전이 더딜 게 분명하다. 자신의 결과물에 어떤 부조화가 있는지 분석하며 더 나은 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과도한 자신감에 빠진 친구들을 만난다.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기 두려워, 현재의 모습외면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들은 몇 주 전의 상황을 끌고 와 자신이 칭찬받을 존재라는 걸 확인시킨다. 그럴 때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인지시켜야 한다. '몇 주 전 그 사람도 너이고,  현재의 너도 너이다. 사람은 늘 완벽할 수 없다. 더 나은 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주체성이 강한 친구들을 지도하는 데 노하우가 필요하다. 가령 자신감이 넘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비교해 보자면, 전자의 경우에 포기가 더 빠르다. 긴 시간 독보적인 칭찬을 받아왔다면 자신의 결핍을 수용하 어렵고, 보다 앞선 사람을 인정하기 싫어 한다. 그렇기에 자신을 인정해 줄 이를 찾아 발걸음을 돌린다. 후자의 경우라면 과거의 자신을 소환해 위로하는 방식한다. 이때 장점을 자극하면서 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 줘야 한다.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에게 칭찬과 충고를 번갈아 쓰는 노련함을 발휘해야 한다.


과한 사랑은 독이다


자기애는 성장 과정의 필수적인 요소로 평생 지속된다. 사랑은 대상과의 관계에 좋은 에너지로 쓸 수 있다. 그러나 과잉된 자기애는 진짜 자기를 소외시키며, 개선의 여지를 차단시킨다. 타인을 향한 과도한 사랑도 이와 다르지 않다. 상대에게 희생사랑만베푼다면, 나를 잃고 상대를 무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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