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리니쓰니 Dec 05. 2017

난 알고 있었거든 내 생일선물이 목걸이라는 걸!

ep20.



그리지_쓰니랑



“생일 축하해”

‘탁’


내 눈 앞에 조그만한 상자가 놓였다. 목걸이다. 반짝거리는 게 인상적인 예쁜 로즈골드 색의 목걸이였다.


나는 내 뒤에서 목걸이 상자를 내려놓고 내 옆으로 걸어가 맞은편 자리에 다시 앉은 그를 바라봤다.


“목걸이네”

너무 예뻤다. 로즈골드 목걸이가 은은한 색을 내고 있었다. 영롱하게 빛나는 반짝거리는 모양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너무나도 좋았던 내 마음과 달리 선물을 받자마자 보여진 나의 리액션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왜냐면 난 알고 있었거든 내 생일 선물이 목걸이라는 걸.!



일주일 전 카페에서.

나는 글을 쓰고 그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 날 따라 너무 자주 핸드폰을 보는 그가 왜 그렇게 신경 쓰였을까.

‘이제 나랑 있을 때 핸드폰이 더 궁금한 건가’, ‘카톡을 하는 걸까 아니면 뭘 하는 걸까’ 라는 생각도 들고, 평상시와 다른 잦은 핸드폰 확인에 자꾸 눈이 갔다.


이제는 세상이 빠르게 어두워진다. 창 밖의 풍경이 어둠 속에서 불빛을 내기 시작하자 창문에는 우리가 비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폰에 눈이 갔다. 나를 등지고 들고 있는 그의 폰 화면이 창문에 비쳤다.

목걸이를 보고 있는 화면이었다. 며칠 전에 순도 상관없이 금이기만 하면 할 수 있냐면서 내 알레르기에 대해 확인하던 그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했다.

곧 다가올 내 생일에 목걸이를 사주려고 하는 구나. 귀여웠다. 도대체 뭘 하길래 자꾸 폰을 계속 확인했는지 신경 쓰였던 오늘 하루가 순식간에 따뜻하게 변했다.

나 때문이었구나. 그래서 더 등지고 폰을 봤던 거였구나.

그렇게 신경이 쓰여서 예민해져 틱틱거렸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20살도 아니고 별 것도 아닌 상대방 행동에 반응한 민망함에 얼굴이 이마까지 달아오름을 느꼈다.


모르는 척하며 시선은 노트북에 고정시켰지만 자꾸 웃음이 났다. 하루 종일 같이 있는 탓에 어쩔 수 없이 같이 있는 자리에서 몰래 알아보고 있는 그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이렇게 이미 충분히 고마웠고 사랑스러움을 느꼈기 때문에 정작 선물을 받았을 때의 리액션은 내가 민망할 정도로 참 차분했다. 이런 내 반응을 의식했는지 그가 말했다.

“다음에는 더 좋은 걸로 해줄게”

그의 말에 다시 웃음이 났다. 진짜 좋은데 리액션 타이밍은 이미 놓쳤다. 어찌 반응하는 게 좋을까 생각에 빠졌다. 이런 고민을 하는 내 모습에 다시 웃음이 났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게 제일 좋겠지.



“다음에 더 좋은 거 안 해줘도 돼. 목걸이 너무 예뻐, 너무 고마워 진짜”


그가 내 진심을 알아주길 바랬다. 그의 진심은 이미 잘 알고 있었으니까. 알콩달콩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달달했다. 하루종일 일하다가 온몸이 뻐근하고 지치는 오후 4시쯤 먹는 달콤한 딸기맛 사탕처럼.



이전 19화 파우치에 넣고 싶은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