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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에세이] 윤석열의 내란의 순기능

by NOPA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켜 의도치 않게 촉발한 순기능은, 우리나라에 선한 사람들이 얼마나 넓고 촘촘하게 퍼져 있는지 확인시켜준 것이다.


13년 전에 애들 급식 못 준다고 무릎 꿇고 눈물 짜내던 정치인이 다시 서울시장으로 뽑혔을 때 이 도시는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때의 아이들이 자라 대통령도 몰아내고 서울시의 악행도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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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는 결국 남태령을 넘어 서울로 진입했고, 방배 경찰서장은 직권 남용으로 고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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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나 지금이나 악인들은 잔인하기만 하지 근본적으로 저능하다.


순순히 트랙터를 통과시켰더라면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조용히 한 바퀴 선회하고 돌아갔을 것을, 경찰 수백 명을 동원해 트랙터 유리를 부수고 차벽까지 설치하여 전국의 선한 인류가 들불처럼 들고 일어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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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41223_091619815_02.jpg 21일-22일 남태령역


사람들은 12월3일 그밤처럼 묵묵히 남태령으로 몰려들었고, 역사와 화장실에는 무료 다이소가 차려졌으며, 여기저기서 컵라면을 끓이고 어묵탕이 돌려졌고, 곳곳에서 전세 버스가 등장하여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난방이 되는 공간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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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 선한 사람들은 다 어디서 나온 걸까?

오래전에 잃었던 인간에 대한 신뢰를 윤석열이 회복시켜줬다. 그가 무력감에 젖어있던 국민들을 운동권, 반동분자, 전문 시위꾼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그 공로는 인정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일베와 가짜뉴스와 딥페이크에 뇌를 잠식당한 사람이 다수인 줄 알았을 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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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직장인 커뮤니티에 조롱 글을 올린 경찰들도 많았다. 그러나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라며 몰래 커피를 주문한 경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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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온갖 나쁜 말을 해봤자 고작 그 커뮤니티 안에서 너희들끼리만 낄낄거릴 뿐이다. 아무리 시끄럽게 굴어도 악은 소수니깐. 조용해서 없는 듯 보여도 다수를 차지하는 건 언제나 선이다.


뒤에서 불순한 말들을 속살거리는 것 말고 다수 앞에서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비루한 천성대로 눈치나 보다가 결국 그 입마저 다물겠지.


왜냐하면 너희는 돈을 안 주면 절대 찬 바닥에 나앉지 않을 사람들이니깐. 4시면 퇴근한다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둘둘 말아서 떠나는 인종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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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하는 사람 멱살 잡았다가 경찰이라니깐 괜히 더 화난 척하며 자리 피하려던 윤석열 지지자. 끝까지 멱살을 잡았다면 충정의 진심이 전해졌을 텐데,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연행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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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대 여자들아,

농민 할아버지가 고맙다고 우셨다. 농민들만 있었으면 무자비하게 탄압당했을 텐데, 20대 여자들이 나타나서 지켜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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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때 농민 탄압하던 모습



너희는 신인류다. 우리와도 다르다.

앞으로도 지켜줄 사람 같은 건 기다리지 말고 나가서 너희가 지켜내라. 그럼 나는 어묵 끓이는 늘그니가 되어 옆을 지켜줄 테니.

그대들은 반짝반짝 빛나는 신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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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매일 저녁 7시(수요일엔 5시) 안국역 1번출구에 집회 있으니 불자들, 교인들은 특히 더 나오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과 예수님이 거기 계십니다. 고통받는 중생들, 가난하고 병든 자들이 다 거기 모여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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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699846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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