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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에세이] 폭도 여러분, 청소는 싹싹 해야 합니다

by NOPA Jan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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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계엄령 검토한 걸 본 윤석열이 계엄령을 실제로 터트렸고, 군대가 국회 기물 부수고 들어간 걸 본 청년들이 법원 기물을 부수고 들어가 닥치는 대로 부쉈다.



이번에 관련자들 제대로 처벌 안 하면, 다음 계엄은 분명 성공할 것이다. 무엇 때문에 실패했는지 열심히 분석하고 보완한 후에 터뜨릴 것이므로.


게다가 간밤의 사건이 보여주듯, 우리나라에는 완장만 채워주면 기꺼이 때리고 부술 청년들이 생각보다 많다.


*

어떤 사람들은 좌우 분간 못 하는 애들을 선동하는 자들이 나쁜 거라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먼저 이들은 애가 아니고, 권력자들이 선동해주길 기다리는 부류의 인간들이다.


일도, 공부도 하기 싫지만 권력과 자본은 누리고 싶은, 남아도는 힘으로 오직 먹고 성교하고 신나게 두들겨 패고 싶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던-백골단, 서북청년단, 나치 같은 부류의 극우 청년들.


이번에 소요를 일으킨 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으면 저들은 언제든 기회가 생길 때 인두겁 쓴 짐승으로 돌변할 것이다.


지난달 계엄이 성공했다면 이미 그리되었을 자들이기도 하고.


*

당연히 이런 자들이 윤석열을 경애하는 마음이 너무 깊어 그런 소요를 일으킨 건 아니다.


계엄령만 성공했으면 완장 차고 마음대로 패고 죽이고 강간할 권리를 뺏긴 것, 그들에겐 그게 무척 화나는 일이다.


그래서 판사도, 국회의원도, 동료 시민들까지 전부 죽도록 패주고 싶었을 것이나, 그래서 이렇게 감당 못할 일을 저지른 것이나, 지금 이들의 현실은 뭐랄까.. 토사구팽도 아니고 그저 변 닦는 휴지 정도로 보인다.



윤상현은 전화를 안 받고, 대통령실은 2030 남자들이 과했다고 하고, 국민의 힘도, 나경원도 모두 동이 트기 무섭게 모르는 척한다.


이들만 몰랐던, 모두가 예상한 결말이다.



*

그 와중에 멸공 청년들을 위해 정용진이 변호사 비용을 대줘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은 정말 재밌었다. 이러니 한국 코미디 프로가 망할 수밖에.


그러나 용진 씨는 좀 봐줘라. 멸공 얘기한 거 중국에 소문나서 지금 많이 어렵다. 사상 처음으로 적자 나는 바람에 희망퇴직 받는 중인데, 사실 그가 성공한 거라곤 배추 장사밖에 없긴 하다.



*

그러므로 이들의 유일한 희망의 시작은 서울 구치소밖에 없다고 보면 된다.


소요죄는 벌이 무거우니 꽤 오래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토록 구출하고 싶던 윤석열의 감방 메이트가 될 수 있으니, 좋겠다.


그곳에서 더 큰 악인들에게 두들겨 맞다가 아침에 먹은 공짜 밥을 토해내다 보면, 문득 머릿속에 생각이란 게 스칠지도 모른다. 내가 이용당한 게 아닐까 하는, 다른 사람들은 벌써 다 했던 그 한 줄기 생각이.


그대는 어쩌면 생각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이 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일 수 있으니 너무 억울해 말라.


생각 없이 살면 이용당하고, 가난해지고, 감방 가는 것이다. 원래 그렇다.


그나저나 윤석열 머그샷은 어떻게 나올까? 기대기대�


추신.

얼마 전에 구치소에서 청소 제대로 안 한다고 동료 수감자를 때려죽인 일이 있었다. 청소는 싹싹 하시기를.


***

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72651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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