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신은 어디에 있는가

by 엽서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

눈을 감은 채, 목사가 외쳤다. 마이크가 뿜어내는 목소리에 교회의 낮은 청장이 궁창처럼 울린다. 교회는 딱정벌레처럼 낡은 건물의 5층을 전부 차지했다. 건물 하나가 울림통으로 왕왕 우는 것도 모자란 것인지, 목사는 더 목소리를 높인다. 목소리를 벼락처럼 높였다가 천둥처럼 떨어뜨리는 것은 목사의 재주다. 목소리는 때로 계곡 물처럼 강물처럼 소낙비처럼 부딪치고 두들기다가 신도들을 적신다. 여기저기서 주여, 하는 탄식이 터져 나온다.

그러나 나는 침묵한다. 나는 목소리가 없다. 좁디좁은 기관지를 비집어내고 나온 말은 목젖 즈음에서 다 부서지고 흩어진다.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은, 말이 아닌 돼지 새끼처럼 끅끅 대는 소리다. 신음이다. 내게 당연한 결과다. 나는 돼지 새끼만도 못한 작자니까. 공화국을 배신하고 이 곳으로 넘어온 이후부터 내 삶은 돼지의 삶과 다를 바가 전혀 없으니까. 먹고 자고 배설하며 죽기를 기다리는 삶.

"하늘의 거룩히 여기심을 받으시오며!"

공화국에서, 모든 존칭은 오로지 아바이를 위한 것이었다. 위대하시고, 지엄하시며, 존엄하시며, 자명하시고, 역사의 횃불을 높이 든 투사이시며, 민족의 영원이시고, 등불이시며, 태양이시며, 이천만 인민의 아바이이신, 수령 뿐이었다. 그는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초라하던 순간마저 빛났다. 짐승처럼 만주에 숨어 항일 유격대를 이끌 때마저, 그는 모래로 쌀을 만들어 동지를 배불리고, 동지들이 위기에 처하면 솔방울을 수류탄으로 바꾸어 적을 물리쳤으며, 끝끝내 위험을 등지고 달아날 때에는 가랑잎으로 엮은 뗏목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그는 완벽한 혁명전사였고, 미제를 향한 끝없는 투쟁을 이끌어 갈 역사였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우리는 굶주렸고 비참했고 비열했고 또 비겁했다. 세상은 미제와 미제에 굴복한 더러운 노예들, 그리고 미제에 투쟁해 싸우는 우리 주체혁명의 전사들로 나뉘었다. 그러나 모래로도 쌀을 만들었던 그와 달리, 한낱 인민에 지나지 않은 우리는 주체혁명의 완성을 끝내 이룩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우리의 혀는 끊임없이 그의 거룩함을 칭송해야 했다. 그의 거룩함을 혀에 올릴 때마다 우리는 부끄러웠고, 부끄러워야 했다. 우리의 머리는 그의 그림과 사진과 동상, 하물며 그가 다녀갔다는 족적 앞에서 한없이 무거워졌고, 우리의 혀는 그를 칭송하기 위해 한없이 가벼워야 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혀마저, 공화국에 바친 것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단 한 번도 마음껏 내 혀를 놀려본 적이 없다. 나를 구렁텅이로 몰아 넣은 참혹한 실언, 그리고 남조선에 온 이후의 지루하고 비루한 구걸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나라에 임하시오며!"

공화국을 배신한 것은 바로 그 참혹한 실언 때문이었다. 나는 군인이었다. 1989년, 나는 국경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나는 보위부 간부로서, 국경에서 인근 군 부대를 도청했다. 그러나 사실 암암리에 남조선의 라디오를 듣는 일이 더 잦았다. 그 해 성탄절,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성난 인민의 손에 총살당했다. 그 소식을 듣던 나는 혀를 찼다.

혀를 찼다. 지금도 나는 쯧, 쯧하고 방에 울리는, 내가 혀를 차는 소리를 기억한다. 모두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굳은 표정에 부딪치며 내가 혀를 차는 소리는 구둣발 소리처럼 크게 울렸다. 시간이 느려지고 공간이 노랗게 변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는 위대하시고, 지엄하시며, 존엄하시고, 자명하신, 인민의 아바이와 회동하고 악수를 나눈 사람이었다. 그 모든 것을 떠나 내가 어떻게 혀를 찰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앞으로 내가 듣게 될 말과 내뱉어야 할 말을 모두 알 수 있었다.

동무는 어째서 혀를 찼는가. 저는. 닥쳐! 넌 장군님 역시 저 차우셰스쿠처럼 인민에 의해 죽게 될 것이라 생각했던 거야. 보위부란 작자가 어떻게 인민들의 장군님에 대한 충성을 의심할 수 있지? 도, 동무, 저는, 그러니까, 저는, 닥쳐! 닥쳐라! 저 반동의 말은 들을 것도 없다. 저 반동은 인민의 충성을 더럽혔으며, 장군님의 안전을 위해했고, 우리 공화국의 역사와 인민의 군대에 똥칠을 한 더러운 새끼다. 저 새끼를.

실제로 단 한 번도 듣지 못한 목소리가 아직도 나를 쫓는다. 나는 지금도 잠에서 깬다. 잠에서 깨고 나면, 나를 추궁하는 이 목소리가 내 머릿속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그리고 다시 이불을 덮는다. 이불을 덮고 나는 떤다. 나는 그날 밤 탈북했다. 나는 두 번 실수하지 않았다. 컴컴한 갈대밭을 눈먼 봉사처럼 헤매고 다닐 즈음 등 뒤에서 뱃고동처럼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지뢰를 밟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과 같이!"

공화국은 나를 죽였을까. 아니면 끝내 용서했을까. 어찌됬건 그들의 뜻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는 달아났다. 그들이 설령 나를 용서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정치범 수용소 안에서 이루어질 일일 것이다. 그 곳에서 용서는 이승의 죽음과 같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이후의 소식은 이 곳에서 들었다. 공화국에서 나는 '장군님'을 '모욕'하고 다른 간부들을 '선동'하려다 '실패'하고 달아난 역적이 되어 있었다.

나를 죽이기 위해 두 차례의 간첩이 남파되었단 소식을 들었다. 주석궁에서 차우셰스쿠가 총살당한 장면을 애타게 찾았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는 구하는 것을 대부분 손에 넣었다. 그러니 그는 그 영상을 보았을 것이다.

차우셰스쿠는 붉은 벽돌에 기댄 채 자신의 아내와 함께 일백스무발의 총탄을 맞아 벌집이 되었다. 공화국은 나 대신, 남은 사람에게 총부리를 돌렸을 것이다. 나의 가족을 죽이며 대신 분을 풀었을 것이다. 그들은 수용소나 탄광에서 죽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공터의 나무기둥에 묶인 채, 58보총의 화약 냄새를 맡으며 죽었을 것이다. 그것이 나을 것이다. 아니, 나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 늙어서 감정이 무딘 것을 무던히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돼지 같은 놈이다. 나는 나의 아내와 나의 아들을 애써 가족이라는 말로 묶어 던지려 한다. 나는 돼지다. 돼지와도, 같은 놈이다.

"땅에서 이루어지이다!"

수령이 열렬히 바랐던 혁명이 완성되지 않았듯, '장군님'의 주체사상이 이끄는 사회주의 낙원 역시 이 땅에 오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죽기 전에 그 낙원이 이 땅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요원하다. 미제는 여전히 강성하다. 공화국은 미제의 한 손가락으로 짜부라질 벌레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저들은 적들의 땅에 돼지처럼 숨어 사는 이 늙은이를 결코 죽이지 못할 것이다. 나는 아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반지하의 독방에서 숨을 거둘 것이다. 누군가가 내 시체를 발견할 것이다. 내 장례식에 누군가 찾아온다면 이 교회의 한 줌 남짓한 늙은이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들은 멀건 육개장을 후후 불며 고사리와 고깃조각을 건져 먹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시고!"

예배당 바깥에서 한창 끓이는 국수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장국이 끓는 냄새에 침이 넘어간다. 반송장에 가까운 이 늙은이도 허기를 느낀다는 것은 한심하지만 기쁜 일이요, 잔인하면서 버거운 일이다. 예배가 끝나면 목사와 목사 부인은 예배를 끝까지 참고 남아있었던 늙은이들에게 한 그릇 씩 국수를 퍼준다. 나를 비롯한 이 늙은이들의 낙이다. 서로의 장례식에 얼굴을 비추고 육개장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온기를 잃은 늙은 볼과 손등을 비비며 음식에서 온기를 얻으며 산다. 서로 늙은 것을 바라보고 확인한 후에, 또 하루를 늙는다.

"우리가 저들을 용서해 준 것과 같이!"

나는, 용서를 믿지 않는다. 아들과 아내를 버리고 온 돼지 같은 작자가 감히 용서를 믿을리 있겠는가. 나는 비참을 위해 교회를 나온다. 내가 교회를 안 것은 숙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거리에서 한 여자가 나를 잡고 울부짖었다. 여기 이 죄인을 보라! 이 죄인은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주위에 있는 모두가 달려들더니 울부짖었다. 할렐루야, 예수를 믿고 구원 받지 못한 자, 불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죄인은 회개하시오! 회개하시오! 나는 떨면서 그들이 주는 종이를 받았다. 회개하십시오! 남은 삶, 예수 믿고 회개하십시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아십니다. 나는 그날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모든 것을 아는 이는 어디에도 있다. 나는 예수가 무엇인가 생각했다. 내가 믿어온 것 중에 그런 것은 없었다. 내가 죄인이라는 것과 불지옥에 떨어질 것이 오직 분명했다.

내 아내는 참으로 착한 여자였다. 장인은 조국해방전쟁에서 포로로 잡히고 변절하여 남쪽으로 넘어간 이였다. 장모는 살기 위해서 아내를 내게 넘겼다. 나는 아내의 운명을 연민한다. 아내의 아비도 지아비도 아내를 버린 셈이다. 아내는 평생 군인을 두려워하며 살았다. 나 역시 아내에게 군인 중 한 사람이었다. 내가 안을 때도 아내는 늘 떨었다.

아들은 입버릇처럼, 아바이처럼 혁명전사가 되겠노라고 말했다. 몸피도 제법 크고 다부졌다. 제 아바이만 아니었어도 아들놈은 그 꿈을 이루었을 것이다. 나는 아들의 말이 부끄럽지 않은 혁명전사였다. 혁명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총폭탄을 메고 무리에 앞장설 수 있었다.

아니, 지금도 나는 가끔 꿈을 꾼다. 제 아바이의 반역을 씻고자, 기꺼이 동무들 앞에서 총폭탄을 메고 기꺼이 전선으로 달려가는 아들의 모습. 그 아들이 폭음과 함께 산산히 부서지는 꿈을 꾸고 나면 이 늙은 눈자위에는 눈물이 자욱하게 젖어있다. 남쪽에 온 이후에도 술에 취해서, 인민들의 아바이이신 경애하는 수령님과 영원한 공화국의 혁명을 위해 만세를 부르짖은 적도 있었다. 경기도 모 부대에서, 강연을 마치고 관계자들과 함께 한 술자리였다. 그 침묵에서 나는 내가 혀를 찼을 때, 나를 둘러싸던 그 침묵을 다시 느꼈다. 그들의 둥그런 눈동자. 그 일로 나는 다시 재교육을 받았다. 군에서 강연을 하는 일도 없었다. 차라리 다행이었다. 푼돈이 아쉽지는 않았다. 아무렴 어떠랴.

아내와 아들의 얼굴은 꿈에서조차 희미하다. 그러나 그네들이 내지르는 비명소리만은 천연하다. 듣지도 못한 그 비명소리는 죽지 않고 아직도 나를 잠에서 깨운다. 그러니, 내가, 나를, 어찌, 용서할, 수 있으며, 또, 누가, 나를, 용서, 하려, 들겠는가.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나는 용서를 빌지 않는다. 차라리 점점 짙어지는 장국 냄새를 맡는다. 짐짓 명랑한 허기다. 내 고향에서는 국수를 멸칫물에 말지 않았다. 시커먼 털이 박힌 돼지고기를 삶은 것을 두꺽두꺽 썰어넣어 무럭무럭 김이 나는 국물에 국수를 말아먹었다. 다 먹은 국수 그릇을 밖에 내놓으면 금새 하얗게 돼지기름이 엉겨붙곤 했다. 그러나 이제 내 고향에서 돼지고기에 국수를 말아먹는 사람은 없다. 고난의 행군 무렵, 허기에 미쳐버린 어미가 제 딸을 삶아 먹은 일이 있다고 한다. 깨어난 어미는 미쳐서 제 얼굴을 손톱으로 쥐어뜯었단다. 그 어미가 총살당했다는 마을과 내 고향은 멀지 않다. 나는 차라리 내 아내와 아들이 총부리 앞에서 숨을 거둔 것을 다행히 여긴다. 헛된 자위다. 지금도 허기를 느끼는 돼지 같은 놈의 헛된, 망상이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며!"

눈을 질끈 감은 목사의 목소리가 맹랑하게 치솟는다. 그 일이 벌어진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비명소리,

가 예배당 문너머에서 산산히 부서졌다. 와당탕, 식기가 무너지는 소리와, 쨍그랑, 그릇 몇 개가 박살나는 소리가 들렸다. 여자들의 호들갑스러운 비명이 고막을 쑤셨다. 목사님, 목사님, 권사님이 갑자기 쓰러지셨세요, 숨을 안쉬세요, 쉰 목소리의 여인네가 예배당 문을 박차고 들이닥쳤다. 몇 노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사는 마이크를 내던지고 허둥지둥 달려나갔다. 예배당 바깥은 국수 장국과 깍두기 국물로 난장판이었다. 권사는 그 난장판의 한 가운데 눈을 까뒤집고 쓰러져 있었다. 권사라 불리는 그녀는 목사의 아내였다. 나는 그저 그녀를 노인들에게 국수를 퍼다주는 여자로 알았다. 목사는 권사를 끌어안고 허둥거렸다.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어수선스러웠다. 누가, 누가 어떻게 좀 해봐요, 사람 좀 살려요, 사람 살려요, 여기! 여자들이 소란스러웠다. 머리가 쑤셨다. 우리를, 우리를 시험에, 시험에 들지 마옵시고. 나는 입술을 달싹였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마옵시며. 어떡해, 권사님, 어떡해. 누가 좀, 제발.

"임자, 임자가 당장 신고하시오!"

벽력 같은 목소리가, 꼬챙이처럼 벽에 꽂혔다. 노인의 쉰 목소리였다. 사람들의 동작이 멎었다. 저마다 그 목소리를 향해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다. 만일 내가 나를 볼 수 있었다면, 나 역시 어안이 벙벙했을 것이다.

"누구, 구급법 할 줄 아시오?"

다급했다. 목소리가 들렸다. 젊은 날의 내 목소리를 꼭 닮은 목소리였다. 구급법은 조선인민군이라면 누구나, 혁명전사로서, 당연히 숙지하고 알아야 할, 아주 기본의 것이다. 이는 미제와, 괴뢰의 총알에서 같은 인민군 동지를 구하는 법으로써, 적들의 총탄을 낭비시키고, 우리의 열혈과 같은 혁명에의 임무를 완성코자 하는 것이다. 권사의 웃옷을 벗겼다. 여자들이 주위에 늘어서 벽을 만들었다. 몇 여자들이 내 손을 도왔다. 한 명의 동지를 구하는 것은 적의 명중된 총탄 한 발을 없애는 것이니, 이천만 인민 모두가 구급법을 익혀 혁명의 그날에 쓴다면, 미제와 괴뢰도당들도 성난 파도와 같은 우리의 돌격을 막지 못할 것이다. 호흡을 불어 넣는다. 그 후에 깍지손을 환자의 젖통 중앙에 대고 힘을 주어 압박한다. 이는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것으로, 이때 권사의 몸이 들썩였다. 호흡. 다시 깍지손을 대고 달려드는데 누군가 내 손을 잡았다.

"119에요, 119!"

이제 살았어, 누가 외쳤다. 할렐루야, 탄식 같은 여인네의 목소리도 들렸다. 힘이 빠졌다. 우르르 몰려나온 사람들이 권사를 들것에 싣고 사라졌다. 주황 옷의 청년이 묻는 말에 얼빠진 소리로 몇 가지 답했다. 잘 하셨습니다, 청년이 내 어깨를 덥석 쥐었다. 제법 몸이 다부져 보였다.

"고맙습니다, 영감님!"

귀가 먹먹한 사이렌 소리를 남기고 구급차가 떠났다. 목사는 자꾸 흘러내리는 안경을 콧등에 걸치려 들었다. 울먹이며, 그는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나도 말없이 같이 고개를 숙였다.

"하나님의 뜻입니다! 영감님, 기도해주십시오! 모든 게 하나님 뜻이에요."

큰 이상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목사가 내 손을 쥐고 한 말이었다. 목사는 택시를 타고 구급차의 뒤를 쫓았다. 누군가 다시 할렐루야를 외쳤다. 사람들이 내 어깨를 투덕거렸다. 누군가 마른 수건을 가져다 주었다. 나는 그제야 내 옷소매와 무릎팍이 온통 국물과 같은 것들로 엉망이 된 사실을 알았다. 수건으로 대충 젖은 옷을 닦고 예배당을 나섰다. 예배당 안에는 권사를 위해 회복 기도를 드린다고 법석이기 시작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안았다. 계단에 주저 앉았다. 목이 타는 것처럼 아팠다. 소리를 지르다니. 소리를. 건물 안인데도 바람이 찼다. 이제 어디를 가야하나, 잠시 망설였다. 예배당에서 웅성거리는 신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주도하더니, 이내 목소리는 하나로 합쳐졌다. 계속 금테 안경을 올려쓰던 목사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직 할 일이 남아있었다. 여전히 무릎이 시렸다. 힘이 빠져나가 덜렁거리는 손을 들어 감싸쥐었다.

목이 울렸다. 입 안에서 울리던 것이 점차 입술을 열고 빠져나왔다. 침이 혀를 적셨다. 목이 편안해지는 것도 잊었다.

하늘에 계시는 우리 아, 아바이시여.

아바이 그 이름이 거룩히 여기심이며,

아바이의, 그 나라가 임하시며,

아바이 그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과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심이며,

저희에 일용할, 양식을, 양식을 주옵시고,

저희가, 저희게 지은 죄, 죄를,

사하여, 용서하여, 사하여, 사하야 주옵시고,

시험에, 부디 저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대게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바이, 아바이께 영원히, 있나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