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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 이모저모

근데 이제 이모(=나)가 틀렸을 확률 50%

by 이지

이번 주에 글을 쓰는 사람들 중에, 4월 4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지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너무나도 삶과 밀접하게 이어지는 부분이라 언급조차 않고 넘긴다면 그건 죄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2025년 4월 4일 금요일 오전 11시 22분에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되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선고를 봤을 것이다.


재테크 관련한 브런치 북을 연재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리고 계엄 이후 경제가 박살 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국민의 입장에서 웬만하면 좋은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단적인 예로 파면선고가 시작되고 거의 즉시, 치솟았던 환율이 하락 추세를 보였다. 1500원을 웃돌던 환율이 1400원 중반대까지 내려갔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고려하면 정말 그나마... 그나마 좋은 일이다. 계엄령 이후 헌재가 선고를 내리기까지 100일이 넘는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그 사이에 경제는 박살 of 박살이 나버렸기에 이 정도로 경제 회복을 꿈꾸는 게 감언이설이긴 하지만 말이다.


요즘 X(전 트위터)에서는 딸들이 부모의 가게를 홍보하는 플로우가 돌았다. 도무지 적자를 메꿀 수 없어서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기적처럼 X이용자들의 실제 구매까지 이어졌고, 심지어는 어떤 식으로 홍보를 해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뭔가...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던 광장에서의 연대가 SNS에까지 이어지는 플로우라는 느낌을 받아서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딸들의 영업에 이어 언젠가 그 가게를 들러본, 아니면 그 물건을 구입해 봤던 소비자들까지 튀어나와 영업을 뛰었다. 나는 어떤 땅콩버터를 구매했는데, 한 소비자가 어떻게 먹으면 맛있다~라고 영업글을 올린 게 큰 기폭제가 되었다. 어차피 소비할 거라면 어렵다는 곳에 소비하고 싶고, 어려운 곳에 소비하는 거라면 좀 더 마음 따뜻한 쪽으로 소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대부분 같은 마음으로 그랬을 것이다. 내수시장의 활성화 같은 대의를 품고 움직인 사람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움직인 사람이 더 많을 텐데, 그래도 작게나마 내수시장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쳤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냉정하게 바라보자면 이벤트성일 확률이 크지만.


이러나저러나 이런 희망적인 몇 가지 상황을 다 감안하더라도 우리 경제는 분명히 암흑기에 있는 것 같다. 탄핵의 바람이 얼마간은 사람들의 소비를 조장해 줄 테지만 그게 거대한 플로우가 되어 침체된 경기를 풀어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내가 무슨 전문가도 아니지만 말이다. 예를 들어 그 거대한 플로우가 나를 도우려면 영화 업계에까지 소비의 바람이 불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간단할 수가 없다. 어쨌든 영화는 OTT에 잡아먹히는 중이고 관객들은 극장을 굳이 찾지 않는다. 영화가 OTT에 먹히고 있는 이유나 관객이 극장을 찾지 않는 데는 불경기 외에도 다양한 이유들이 있는데 그 이유들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소비의 바람이 영화까지 닿지 않을 것이다. 영화는 정말 상업적인 사업이면서 소수가 독점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 거대한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이대로 멸망해 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경기 침체도 비슷한 것 같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다고 해서 경기 침체가 해소될 순 없을 것이다. 어쨌든 경제도 거대한 구조다. 국가와 기업, 그리고 노동자의 얽히고설킨 구조를 더 나은 쪽으로 풀지 않으면 노동자를 적극적인 소비자로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불경기는 어떻게 타파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브런치북 연재를 하면서 공부한 것들이 전부인 내 머리로는 어떤 방법으로 탈출할 수 있는 건지 감조차 오지를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 경제가 계엄이라는 지극히 비상식적인 일 때문에 몇 배나 빠르게 나락으로 떨어진 건 맞는데, 해외로 눈을 돌려봐도 경제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나라가 없다. 처음 이 브런치북을 연재하기 시작했을 때쯤 미국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고... 하면서 전 세계적 불황에 대해 얘기하는 기사들을 읽었던 게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적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 경제는 훨씬 더 상황이 안 좋아졌다. 나는 그 사이에 프로젝트가 끝나 백수가 되었고 수입이 없은지 한 달이 되었다. 결국 얼마 되지도 않던 적금을 깨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시기를 버티기 위해 최대한으로 아끼며 살아가고 있다. 나의 경제, 그리고 우리 경제, 더 크게는 전 세계의 경제가 어느 쪽을 향해서 걸을지 너무 궁금하다. 일말의 힌트라도 있다면 어떻게든 쫓아가보고 싶은 마음인데, 그 힌트가 등장한다고 해도 못 알아볼 확률이 커서 걱정이 된다 ^^... 그러려면 경제 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지만.


경제 공부를, 그리고 재테크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지금이 너무 때가 안 좋았나 싶으면서도 오히려 실제로 눈앞에서 목도하는 상황들을 더 절절히 느낄 수 있으니 좋았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 어쨌든 우리나라가 부도가 나지 않는 한... 나는 돈이 없어도 어찌어찌 살아갈 순 있을 것이고 이 상황은 분명히 지나가리라고 생각한다. 너무 힘들어도 배운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 있기에... 이제까지 알게 된 것들, 그리고 느낀 것들에 대해서 복습하는 의미로 한번 써 보았다. 다만 오늘 이 글에 적힌 모든 말이 정답은 아닐 것이기에... 경제 고수님들의 태클 댓글도 환영한다... 그것이 또 저의 공부가 될 테니까요 ^_^..


어쨌든 어려운 상황에 놓인 나와 여러분 모두 이 지난한 시간을 잘... 버텨낼 수 있길 기도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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