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좋아도 떨어진다… 방산 취업이 지옥인 이유

by har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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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체 취업 이야기가 나오면 취업준비생을 비롯한 사람들의 분위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같은 대기업 취업인데도 “거긴 아무나 못 가는 거 아니야?” “군 출신만 가능한 거 아니야?”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습니다.


실제로 방산업체는 일반 제조업이나 IT 기업과는 채용 방식도, 사람을 보는 기준도 꽤 다릅니다. 그래서 방산 취업은 막연한 이미지보다 구조부터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방산업체가 하는 일은 단순히 무기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가 발주한 거대한 프로젝트를 수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끌고 가는 산업입니다. 전차 한 기종, 전투기 한 플랫폼, 미사일 체계 하나가 곧 하나의 장기 사업입니다.


이 때문에 방산업체는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안정성과 체계적인 업무 수행 능력을 중요하게 봅니다. 채용에서도 이 성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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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산업체를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현대로템, KAI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기업은 여전히 공채 중심 채용을 유지하는 편입니다. 상반기·하반기 정기 공채를 하거나, 상시 채용이라고 해도 사실상 공채에 가까운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다만 예전처럼 한 번에 대규모로 뽑기보다는, 직무별·프로젝트별로 필요한 인력을 나눠 선발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채용은 대부분 서류 전형으로 시작합니다. 방산업체 서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한 스펙보다는 전공과 직무의 연결성입니다. 기술 직군의 경우 어떤 전공을 했고, 어떤 과목과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역량을 쌓았는지가 핵심입니다. 사업관리나 품질, 운영 직무는 논리적인 문서 작성 경험, 조직 내 협업 경험이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무관한 대외활동을 많이 적는 것보다, 직무와 맞닿은 경험을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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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를 통과하면 필기 전형이나 인적성 검사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 유형 자체는 일반 대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방산업체는 속도보다는 정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지시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수를 줄이는 태도가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일부 기업은 전공 시험이나 기술 시험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그 다음 단계가 면접입니다. 방산업체 면접은 보통 실무진 면접과 임원 면접으로 나뉩니다. 실무 면접에서는 직무 이해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단순히 회사 이름이 좋아서 지원했다는 답변보다는, 어떤 무기 체계에 관심이 있고 이 직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방산은 프로젝트 기반 산업이기 때문에 팀 단위로 일한 경험, 갈등을 조율한 경험을 묻는 질문도 자주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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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면접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기술적인 질문보다는 이 사람이 조직에 오래 적응할 수 있는지, 규정과 보안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장기적으로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인지를 봅니다. 방산업체는 한 번 채용하면 오래 함께 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성향과 태도를 매우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군 복무 경험이나 조직 생활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면접을 모두 통과했다고 바로 입사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방산업체 취업에서 가장 특징적인 단계가 신원조회입니다. 이는 단순한 경력 확인이 아니라 보안과 관련된 검증 절차입니다. 병역 사항, 해외 체류 이력, 범죄 기록 등이 확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종 합격 통보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고, 지원자 입장에서는 가장 답답한 구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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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절차를 통과하면 최종 합격과 입사가 확정됩니다. 입사 후에는 보안 교육과 규정 교육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산업체에서는 사내 문서 하나, 회의 자료 하나도 외부 반출이 엄격히 통제되기 때문에, 신입 때부터 이런 문화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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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체의 직군 구성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기술 직군은 기계, 전기전자, 항공우주, 소프트웨어 전공 비중이 높습니다. 전차와 자주포를 만드는 기업은 기계와 제어 인력이 많고, 미사일과 레이더를 다루는 기업은 전자와 소프트웨어 인력이 중심입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사이버보안 인력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방산은 이제 하드웨어 산업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산업에 가깝습니다.


기술 직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업관리 직군입니다. 이들은 정부와 군, 해외 발주처, 협력업체 사이에서 계약과 일정, 예산을 조율합니다.


방산 계약이 외교 뉴스와 함께 나오는 이유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는 직군입니다. 이 분야에서는 군 출신 인력이 많이 일하고 있습니다. 군 조직과 무기 체계를 이미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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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출신이 많다고 해서 방산업체가 군인만 뽑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 직군에서는 순수 민간 엔지니어 비중이 더 높고, 최근에는 민간 IT·소프트웨어 인력의 유입도 늘고 있습니다. 다만 군 경험이 있는 경우 조직 이해도와 현장 감각 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을 뿐입니다.


해외 방산업체의 채용 절차는 더 명확하면서도 까다롭습니다. 록히드마틴이나 노스럽그루먼 같은 미국 방산업체는 대부분 상시 채용 형태로 공고를 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특정 프로젝트에 맞춘 채용입니다. 이력서와 인터뷰를 통과해도 바로 입사가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보안 클리어런스라는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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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클리어런스는 개인이 혼자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아니라, 회사와 정부가 함께 검증하는 신원 인증입니다. 이 절차에는 수개월에서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 방산업체는 시민권자이거나, 이미 군 복무를 통해 클리어런스를 보유한 인력을 선호합니다. 다만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와 AI 분야를 중심으로 클리어런스가 필요 없는 직무도 늘고 있어, 민간 기술 인력의 진입 장벽은 조금씩 낮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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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체가 공통적으로 선호하는 인재상은 분명합니다. 화려한 개인 플레이어보다는, 규정을 지키며 장기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방산 프로젝트는 속도가 빠르지 않습니다.


대신 실수가 치명적이고, 한 번의 오류가 수천억 원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방산업체는 똑똑한 사람보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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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체 취업은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는 커리어는 아닙니다. 대신 한 번 문을 통과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전문성을 쌓을 수 있습니다. 기술과 정책, 산업과 외교가 동시에 움직이는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산업에서는 얻기 힘든 기회입니다.


방산업체가 채용 과정에서 이렇게 많은 단계를 거치는 이유도 결국 하나입니다. 이 산업은 빠른 성과보다, 오래 함께 갈 사람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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