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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룬 Sep 11. 2023

춤을 추듯 흘러간 시간의 흔적

앤텔로프캐년




©photo 반상규



모래가 잔뜩 쌓여있는 사막에 비가 내리면, 작은 모래 알갱이들이 뭉쳐 덩어리가 되고 사막의 뜨거운 햇볕이 도자기를 구워내듯 젖은 모래를 단단하게 굳게 한다. 바람이 불어 그 모래 덩어리 위해 다시 모래가 쌓이고, 또 비가 내리고, 햇볕이 뜨겁게 내려앉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거대한 사암층의 틈사이로 흘러내린 물과 시간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앤텔로프 캐년의 모습을 만들어낸 것. 알고 보면 '아, 그렇게 생겨난 것이구나' 싶다가도 직접 보면 '대체 어떻게 이렇게 생길 수가 있지?' 하는 의문이 다시 생겨나고 만다.  규칙도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써 내려간 리듬에 춤을 추듯 구불구불한 협곡. 어느 *철학자가 "위대한 풍경의 아름다움은 인간이 감당하기에 너무 벅찬 것"이라고 했던가. 머리로 이해하기엔 벅찬 아름다움이 그곳에 있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그르니에가 쓴 책 <섬, Les Iles>의 한 문장


어디를 찍어도 너무나 멋진 작품이 되던 앤텔로프캐년의 모습




앤텔로프 캐년 투어


12시 전후 시간대를 택하면 곳곳으로 쏟아지는 빛에 따라 달라지는 캐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앤텔로프캐년을 보기 위해서는 투어 예약이 필수이다. 앤텔로프캐년은 어퍼앤텔로프캐년과 로워엔텔로프 캐년으로 나뉘고, 두 곳 모두 나바호족이 운영하는 투어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다. 투어가격은 어퍼앤텔로프가 좀 더 비싸며, 투어 업체마다 시간대별로 조금씩 가격차이가 있다. 투어를 진행하는 업체가 3개여서 어느 업체를 해야 하나 고민을 했었는데, 사실 업체에 따른 차이는 없는 듯하고 어느 시간대에 어떤 가이드를 만나느냐가 중요할 듯하다. 그저 길 안내만 하는 가이드도 있고, 투어를 하며 앞뒤팀의 속도를 조절하며 본인이 가이드하는 손님들 사진을 찍어주고, 빛기둥에 모래를 뿌려주는 등 다양한 연출을 해주는 가이드도 있고, 앤텔로프캐년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해주는 가이드도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팀이 줄지어 투어를 하기 때문에 여유 있게 둘러보는 것은 힘들지만, 신비스럽게 떨어지는 빛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모습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더운 사막의 기억

지성

오늘은 나바호족 아저씨와 함께 Antelope canyon tour(앤텔로프 캐년 투어)를 갔다. 우리는 덜컹거리는 트럭을 타고 사막을 지나서 마침내 앤텔로프 캐년에  도착했다. 앤텔로프 캐년 안에는 엄청 시원했다. 한참 구경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엄청 더워서 다시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엄청 긴 길을 돌아서 차로 돌아갔다. 차는 앤텔로프캐년에 비해서 엄청 더웠다.


동화 같은 이야기를 상상하는 곳

서연

인디언 소녀는 그날 점심 혹은 저녁을 만들 재료를 구하러 열매를 따다가 오색빛깔의 영양을 만났어. 소녀는 영양과 눈을 마주쳤어.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 영양이 따라오라는 듯 고개를 흔들며 어딘가로 향했어. 소녀는 아무것도 모른 채 따라갔지. 그렇게 30분 정도 걸으니 커다란 모래밭이 나왔어. 영양은 멈추지 않고 걸어갔어. 그러자 신비한 곳이 나왔어. 소녀는 자기 눈을 믿을 수 없었어.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멋졌거든. 그 안에도 아름다운 풍경이 계속되었어. 한참이 되자 소녀는 집에 가야 되는 걸 알았어. 그러자 영양이 집 쪽으로 걷기 시작했어. 집으로 가자 소녀는 그곳에 다시 가보기로 했어. 다음 날 가보니 그곳을 찾을 수는 없었어. 소녀는 그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아름답게 오래오래 살았대.


*앤텔로프캐년은 실제로 1930년대에 인디언 소녀가 영양을 따라가다가 발견했다고 한다. 좁은 틈사이로 영양들이 많이 다녀 영양의 이름을 딴 앤텔로프캐년이 되었다고.



물이 아니라 외계인일지도

연준

사람들은 엔텔로프 캐년이 물이 흘러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나의 추리는 이렇다. 어떤 소년이 있었는데 그 소년은 마법 램프를 발견해 신나 하다가 그 램프를 문질렀다. 사실 그 램프는 외계인이 놓고 간 통신 장비였다. 그걸로 외계인을 불렀더니 외계인이 폭탄을 떨어뜨려 그곳에 있던 모든 것이 사라게 한 다음 레이저로 바닥을 뚫어 엔텔로프캐년의 모양처럼 꾸불꾸불하게 만들고 사라져 버렸다는 조연준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앤텔로프캐년의 안과 밖



냉장고 같은 앤텔로프캐년

연우


멋지고 신기한

앤텔로프 캐년


구불구불

미로 같은 길


밖은 덥고

안은 시원한

냉장고 같은 앤텔로프 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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