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수련 Nov 07. 2018

09. 내 남자친구의 속마음은? (인터뷰편)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썸, 연애의 시작, 그리고 다툼에서 이별까지. 2개월 동안 총 8편의 에피소드를 적었다. 하나의 사건 외에 남자친구에게 사전공지(?) 없이 혼자 일기장을 보고, 네이버 클라우드를 살피며 쓴 글이다. 이쯤이면 내 남자친구는 <긴 연애의 속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잘 읽고 있는지, 어떤 게 재밌었고 별로였는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그래서 해봤다. 내 남자친구의 속마음 인터뷰! -영상으로 찍으려 했지만, 직장인이라 시간이 맞지 않아 카톡 인터뷰로 대체했다. 마지막엔 영상으로 남기도록 하겠다.-     


그럼 즐겁게 봐주시길 바라며~ 스타트!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수련이 남자친구입니다. 제가 24살부터 수련이를 만나서 지금 벌써 28살이 되었네요. 직업은 평범한 직딩입니다. -극한직업 ‘수련 남자친구’는 빼주셔서 감사하고요..-  


         

2. 처음 제가 <긴 연애의 속살>을 연재한다고 했을 때 어땠나요? (기분이나 생각)


저는 원래 남들에게 제 생활을 노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sns도 잘하지 않아요. 글을 쓴다고 했을 때, 약간의 거부감도 있었지만 수련이가 하는 일은 늘 응원해왔고 글의 소재도 재밌을 거 같아 그렇게 하라고 했죠. 또, 어떤 내용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말했더니 그저 말없이 이상한 눈으로 웃던 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3. 페이스북 페이지로 알게 됐죠, 우리. 그때 처음 페이스북에서 찾는 사람이 본인이라는 걸 알고 어떤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진짜 저랑 얼굴을 마주했을 때 느낌은?


기분이 되게 좋았죠! 제가 공대를 나와서 남자가 9고 여자가 1인 비율이라.. 이런 일이 흔하지 않았는데, 저를 찾는다니! 또 그 당시 솔로여서 설레는 감정까지 느꼈어요.

첫 얼굴을 보고 예쁘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보니 서로 아는 게 없어 외모밖에 말할게 없네요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진짜 만나서도 ‘실물이 더 예쁘네’ 라고 함^^-          



4. <긴 연애의 속살> 2편에도 나왔듯, 4.5일 썸 타고 바로 고백하셨는데, 그렇게 급했던 이유가..?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4.5일 썸 타고 고백하실 건가요?


수련이가 제 첫 여자친구입니다. 연애에 서툴렀고 놓치고 싶지 않아 바로 고백했죠.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을 것 같아요. 썸보다 연애가 더 좋지 않을까요? -바다에서 또 할 건지 물어볼 걸^^-          



5. 별로 지나지 않아서 서로 다른 게 엄청 많다는 걸 아셨을 텐데요. 너무 맞지 않다는 걸 실감하셨는지? 가장 안 맞는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어떤 건가요?


함께 지내다 보니 저와는 완전 다른 성향의 사람이란 걸 알게 됐어요. 가장 다른 부분이라면.. 저는 차분하고 현실적인 걸 중요시 하는데 수련이는 활발하고 새로운 것에 늘 도전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그런 부분에서 트러블이 좀 있었지만 잘 맞지 않는 부분들도 서로 양보하면서 극복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희는 극복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만나고 있구요.          



6. 그럼 그 맞지 않은 부분은 지금 많이 개선됐나요? 아니면 여전히 맞춰가고 있나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한다면 괜찮지 않을까요? 사람은 다 다르니까요. 다름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7. <긴 연애의 속살> 4편에서 제가 ‘그럼에도 내가 사랑하는 그의 모든 것’을 몇 가지 적었어요.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내가 사랑하는 그녀의 모든 것’ 몇 가지를 말씀해 주세요. (없다면.. 없는 거고요..)


음.. 너무 많아서 간단하게 말해볼게요. 아침에 자는 귀여운 모습, 엄살이 심한 모습,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모루와 함께 쉬는 모습 등이 있어요. 저는 직장에 다니고 수련이는 프리랜서로 일해서 서로 패턴이 좀 달라요. 새벽에 출근할 때 수련이가 아주 세상 편하게 자는 모습을 보는데, 그 모습이 참 귀여워요. 고양이 루나처럼(반려묘) 만세하고 잘 때도 있고, 온몸을 대자로 해서 자기도 하고..gg

엄살이 심한 건.. 부딪힐 때 다른 사람은 아.. 할 정도라면 수련이는 ‘아!!!!!!!!!!!!악!!!!’ 하는? 오버스러운 행동이 웃겨요. 그리고 고양이들이랑 누워서 쉬거나 대화하고 같이 놀 때 둘 다 귀여워요. 수련이가 고양이처럼 된 느낌..?

마지막으로 일에 대한 열정은 말할 것도 없죠. 저랑 처음 만날 때부터 꿈이 많은 사람이라 늘 하나하나 이루려고 노력하고, 이룬 것도 많고요. 저랑 다른 부분을 보면서 또 대단하고 멋지고 사랑스러움을 느껴요.      


    

8. 제가 여우짓에 대한 글을 썼었는데, 그걸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혹시 눈치 챘던 여우짓은 있었는지?


음... 여우짓은.. 처음 만났을 때는 수련이가 엄청 순했던 기억이 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라는 거? 약간은 센 성격이 있더라구요. -그래요. 나 드센 강원도 여잔데요..-  


        

9. 최근 썼던 글은 ‘이별’에 관한 얘기였어요. 5년 동안 만나면서 언제 ‘아.. 헤어져야겠구나.’ 하면서 이별을 생각했었나요?


이별을 생각했던 적은 술 때문이요. 저는 술을 못 마시고, 수련이는 술을 잘 마시기 때문에 제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좀 많았던 것 같아요. 수련이 친구들이나 지인들도 모이면 술을 좋아하니 술을 많이 마시니.. 몇 번 참석해봤는데 다들 잘 마시더라구요. 아무튼.. 술에 대한 사건이 꽤 많았지만 길게는 설명 안 할게요. -여러분, 절주하세요.-          



10. <긴 연애의 속살> 중 가장 재밌게 읽었던 에피소드는? 반대로 이건 좀 쓰지 말지.. 싶었던 에피소드는?


처음 만났을 때 생각이 나서 1편을 가장 재밌게 읽었습니다. 제가 고백하는 부분이 쑥스러워서 수련이에게 간략하게 적으라고 한 적이 있어요. 또 제가 어떤 말을 했었는데.. 그게 지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럽고 오글?거리는 말이라 아예 빼라고 했었어요. 미쳤다고 내가 그런 말을 했지.. 라고 수련이한테 직접 말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인터넷소설 대사급이었어요. -진짜 웃긴데 남자친구가 극구 말려서 못 말했어요.. 주륵-          



11. 긴 연애를 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말해주세요.


긴 연애의 장점은 서로에게 편안함을 주고 초기와는 다른 애틋한 감정들이 깊어진다고 생각해요. 단점은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보니 약간의 무뎌짐이 있다는 점.         


 

12. 결혼은 언제쯤..? (사심)


결혼은 제가 30살에 할 예정입니다. 수련이는 28살.. 연애 7년차에요. -저는 맨날 연애 지겨워서 못해먹겠다고 징징거립니다..-          



13. 마지막으로, 저희처럼 긴 연애를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긴 연애를 하고 있는 분들에게 별 거 아닌 얘기지만... 연인에 대한 감정이 무뎌지게 두지 말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위해 아껴주고 배려한다면 더욱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페이는 비엔나커피^^          




@예고편

5년의 연애는 어떨까? 밥을 먹을 때, 데이트를 할 때, 같이 잘 때, 걸을 때 등 신생아 커플(?)에겐 중요한 순간들이 우리에겐 ‘사소한 일상’이 된다. 트름이나 방귀는 서로 텄는지, 언제 정이 조금 떨어졌는지 등. 우리 5년 연애의 일상을 남김없이 공개한다!     


<긴 연애의 속살> 10편, 11월 14일 수요일에 만나요~!

-참고로 남자친구와 내 이름 하나하나씩 따면 ‘수요’커플이 된다. 그래서 수요일 연재다.-     



* 매주 수요일마다 연재할 예정입니다.

* 이 편은 카톡으로 남자친구와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 많은 공감과 댓글 남겨주시면 애정합니다.

이전 09화 08. 더 영화 같은 현실 이별 (feat. 소나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